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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악재’ 이재명, 인적쇄신 카드로 위기 돌파 모색
체포안 이탈 후폭풍에 측근 사망
당직 인선·공천 TF 비명계 발탁
기득권 최소화 공천 혁신도 본격화
2023년 03월 12일(일) 19:30
지난 11일 오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당원들이 ‘윤석열 정권 야당탄압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에서의 무더기 이탈 표 사태에 따른 당의 내홍에 이어 경기지사 시절 측근 사망이라는 ‘겹 악재’에 직면했다. 당내 소통을 늘려가는 등 내홍 수습에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자신이 연루된 혐의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최측근이 사망함에 따라 ‘사법 리스크’가 더 선명하게 부각되는 형국이다.

이 대표 진영에서는 ‘통합과 혁신’을 고리로 위기 국면을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직 인선에서 비명(비이재명) 발탁 등을 통한 당내 통합을 꾀하고 공천 혁신 카드로 위기 극복에 나서겠다 것이다. 하지만, 통합과 혁신이 동전의 양면 같은 측면이 있어 과연 제대로 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지는 미지수다.

이 대표의 경기시자 재직 때 초대 비서실장을 지냈던 전모씨가 지난 9일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민주당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일단 당내에서는 민심의 반응을 주목하고 있지만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거취 문제를 다시 거론하고 있다.

이 대표가 지난 10일 경기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씨의 사망이) 검찰의 압박 수사 때문이지, 저 때문이냐”라고 항변했지만 비명계의 시선은 더욱 냉랭해지는 흐름이다.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윤영찬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 북에 “이 대표 본인이나 주변에서 고인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 있었다면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고 적었다. 또 “도의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그게 인간이고, 그게 사람이다”라고도 했다. 이 대표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번 주 예정된 비명계 모임인 ‘민주당의길’ 토론회나, 당내 의원 최대 모임인 ‘더 좋은 미래’의 간담회에서 이 대표의 거취 문제가 공개적으로 거론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 대표는 현재까지 거취를 고민한 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어떻게든 자신이 책임을 지고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분위기다. 지난 11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 배상 해법 규탄 장외 집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를 강력 비판한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대표직 사퇴 없이 이 대표가 위기를 돌파할 방안으로 인적 쇄신책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대표 취임 6개월이 지난 데다 당내 통합을 위해 당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음 달 치러질 것으로 보이는 원내대표 경선 후 개편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잇단 악재로 시점이 당겨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온건 비명계에서도 이 대표 사퇴 이후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인적 쇄신 카드에 공감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인적 쇄신의 규모와 자리다. 민주당 지도부가 사실상 친명계가 독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어도 사무총장과 전략기획위원장, 대변인 등에 비명계 인사들을 과감하게 발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원내대표에 친명 주자가 나선다면 사무총장은 비명계가 맡아야 한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그동안 주요 당직에서 제외된 호남 국회의원들의 중용 여부도 주목된다. 전남의 이개호 의원이 최근 ‘2024 총선 공천제도 태스크 포스(TF)’ 단장에 임명된 것은 당내 통합을 위한 인적 쇄신의 첫 걸음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친명(친이재명)진영에서는 사무총장직을 비명계에 넘겨주는 방안에 대해 그리 편치 않은 분위기다. ‘내홍 수습용’, ‘위기 탈출용’ 인적 개편은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하지만, 분열은 내년 총선 필패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내부 통합을 위한 인적쇄신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내년 공천 혁신 작업도 본격화 한다. 일방적으로 혁신을 밀어 붙이기보다 시스템 공천을 바탕으로 친명계와 비명계가 함께 혁신안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다. 정치 신인과 청년 가산점 제도를 강화하는 한편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천 룰은 폭발성이 큰 사안이라는 점에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당내 분위기가 통합에 방점이 찍히면서 호남 민심의 기대에 부응하는 과감한 공천 혁신안 마련은 어렵지 않으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혁신은 혁명보다 어렵다는 점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이라며 “통합과 혁신의 충돌 지점을 지혜롭게 극복하는 공천 안 마련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