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 - 김미은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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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 - 김미은 문화부장
2023년 03월 09일(목) 01:00
“43분에 이르는 곡을 ‘클알못’(클래식을 알지 못하는 사람)인 내가 이렇게 수 없이 듣다니.” “한 편의 영화와 같다.”

유튜브에서 임윤찬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 영상을 감상한 이들의 댓글이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승에서 임윤찬이 연주한 이 영상은 8개월여만인 지난 2월 1000만 조회수를 넘어서며 화제를 모았다. 기존에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던 전설의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의 1978년 연주 영상(451만 회)을 넘어선 기록이었다. 임윤찬의 강렬한 연주와 기립 박수, 지휘자 마린 앨솝이 감정에 겨운 듯 눈물을 닦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임윤찬 효과’의 발화점이 됐다.

이 곡은 실존 인물인 피아니스트 데이빗 할프갓을 다룬 영화 ‘샤인’에 삽입돼 깊은 인상을 남겼다. “미치지 않고서야 연주할 수 없다”는 대사처럼 ‘피아니스트의 무덤’이라 불릴 만큼 극한의 기술을 요구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전까지 라흐마니노프 곡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은 ‘피아노협주곡 2번’이었다. 이 곡은 KBS클래식 FM이 진행한 ‘우리가 사랑한 클래식’에서 비발디의 ‘사계’ 등에 이어 4위를 차지했고, 특히 2악장의 멜로디는 에릭 칼멘, 셀린 디온 등이 부른 팝송 ‘올 바이 마이셀프’(All By Myself)에 삽입돼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23년은 러시아 작곡가 라흐마니노프(1873~1943) 탄생 150주년, 서거 80주년을 맞는 해다. 올해는 광주에서도 관련 음악회를 만날 수 있다. 색소폰 연주자 브랜든 최와 박종해(4월 5일 오후 7시30분 유·스퀘어문화관 금호아트홀)가 라흐마니노프 곡만으로 리사이틀을 열고 광주시향과 부조니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박재홍(11월26일)은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를 협연한다.

우수 어린 멜로디가 인상적인 라흐마니노프 작품은 클래식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쉽게 빠져들 수 있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보칼리제’ 등이 대표적이다. ‘피아노협주곡 2번’이 쓰인 엄정화 주연의 ‘호로비츠를 위하여’와 영화 ‘샤인’으로 그의 음악에 입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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