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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누가 있을까? 박봉영 시인 ‘아무도 없는 바깥’ 펴내
소리에 기울이는 섬세한 감성과 서정적 목소리
2023년 03월 08일(수) 15:50
여기 ‘바깥’을 서성이는 시인이 있다. 바깥의 기척에 섬세하게 반응하는 시인의 심상은 여리면서도 서정적이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이렇게 속삭인다. “찾을 수 없어 여기 두고 가요”라고. 그는 무엇을 찾고 싶었을까. 그런데 찾을 수 없어 그냥 두고 가는 까닭은 무엇일까.

군산 출신으로 월간문학 시 당선으로 창작활동을 시작했던 박봉영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아무도 없는 바깥’(도서출판 달을 쏘다)를 펴냈다.

이번 작품집에서 시인은 바깥의 정서에 예민한 촉수를 드리운다.

“빈집의 공복은 끝끝내 거미줄이다/ 수채는 말라 허허한 바람만 들이고/ 빛바랜 격자무늬 문짝은/ 찢어진 흉터뿐이다/ 저 낡아 삐뚫어진 오랜 문형(門刑)/ 누군가 다시 부를 때까지/ 온몸은 야위어갈 테지만/ 어짜자고 문짝은 가슴을 열고/ 바깥은 내보이는지/ 내가 그 이름을 불러도 되겠습니까?”

표제시 ‘아무도 없는 바깥’은 빈집의 풍경을 보여준다. 세밀화 같은 공간은 남루하면서도 쓸쓸하다. 화자는 문짝이 열어보인 바깥을 보는데, 사실은 그 문짝이 화자의 마음 한켠 같다. 어쩌면 오늘을 사는 외롭고 아픈 현대인들의 마음 같기도 하다. “버틴 날들이 그려내는 빈집의 공복”은 이런저런 세상의 인연들과 자연스레 절연된 이들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전해수 문학평론가는 기척에 반응하는 시인에 대해 “그것은 마음의 경계를 긋는 소통(소통)과 불통(불통)의 원인이 대체 무엇인지를 찾으려는 박복영 시인의 ‘오래된’ 자기 탐색에 의해, 내부의 이쪽과 외부의 저쪽이 매우 다르다는 사실을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리고 있는 시인의 무의식적 반응에서 비롯되는 듯하다”고 평한다.

한편 박 시인은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가 당선됐으며 송순문학상, 천강문학상 시조대상, 오늘의시조시인상, 여수해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구겨진 편지’, ‘햇살의 등뼈는 휘어지지 않는다’ 등을 펴냈으며 오늘의 시조시인회의와 전북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