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즉생의 각오만이… -홍행기 편집부국장 겸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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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즉생의 각오만이… -홍행기 편집부국장 겸 정치부장
2022년 02월 16일(수) 04:00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본격 시작되면서 광주·전남에서도 여야 정치권의 표밭 갈이 경쟁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어제(15일) 더불어민주당은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광주 전남 선대위 출정식을 가졌다. 국민의힘도 광주역 광장에서 광주선대위 출정식을 열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날 광주를 찾아 광천동 유스퀘어 버스터미널에서 첫 유세를 했으며, 국민의당도 광산구 수완동 유세를 시작으로 선거운동에 시동을 걸었다.

‘민주 세력의 본산’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선거 때마다 이 지역 표심은 언제나 주목받아 왔지만 특히 이번 선거에선 ‘광주·전남의 득표율이 얼마나 될지’가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상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그야말로 ‘초박빙’의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호남 민심의 향배가 오는 3월 9일 대선의 결과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승부 결정지을 호남 민심

지역 정치권에선 광주·전남에서 서서히 불기 시작하는 ‘이재명 바람’이 남은 21일간 태풍으로 변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까지 상륙할 경우 현재의 박빙 구도가 무너지면서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MZ세대로 불리는 20대 초반~30대 중반 일부 유권자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국민의힘이 두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한다면 광주·전남의 ‘윤석열 바람’은 찻잔 속 태풍을 넘어 ‘정권교체’로 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의 시각도 감지된다.

민주당 내부에선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광주·전남 지역 대선 득표율이 최소 80% 이상 되어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민주당 광주 선거대책위원회 송갑석 위원장이 엊그제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광주에서 대선 득표율 목표치를 85%라고 밝힌 것이나, 민주당 전남선대위원장인 김승남 전남도당위원장이 “전남의 투표율을 90%까지 끌어올리고 이 가운데 90%의 득표율을 올리겠다”고 밝힌 것도 ‘최소한 이 정도는 되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호남 지역 대선 득표율 목표치를 아예 25% 이상으로 올려 잡았다. 특히 국민의힘 광주선대위 송기석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가 호남 득표율을 20%에서 25%로 상향 조정한다고 했는데, 광주선대위는 25%를 넘어 30% 득표를 목표로 선거운동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목표 득표율 설정에 대해서도 나름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호남 출신인 이낙연 전 대표(총괄선대위원장)의 본격 등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적폐 수사’발언으로 인한 친문 결집, 민주 세력의 본산으로서 전통적 지지 기반 결집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전통적 지지 세력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지역 내 2030청년세대의 표심을 기반 삼아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면 그동안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호남에서 25~30%라는 ‘꿈의 득표율’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도 21일이나 남아 있다

현재와 같은 박빙 접전 구도에서는 호남의 한 표가 최소한 두 표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에서 남은 21일간 여야는 ‘호남 표심 구애’에 혼신의 힘을 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후보나 윤 후보 모두 남은 기간 동안 두세 차례 광주·전남을 직접 찾아 표심에 호소하겠다는 일정을 마련해 두고 있는 것도 이번 대선에서 호남 표심의 중요성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광주·전남에서 30%의 득표율을 꿈꾸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거꾸로 민주당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빚어진 각종 불협화음과 갈등, 후보 결정 이후에도 지속된 당내 구성원 간 불신과 마찰 그리고 상대 후보의 네거티브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전략상의 실책 등이 현재 여론조사에서 노출되는 박빙 지지율을 만들어 낸 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아직도 21일이나 남아 있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다. 바로 지금부터 소매를 걷어붙이고, 신발 끈을 조여 매야 한다. ‘사즉생’의 각오로 지역민 앞에 간절한 진심을 내보여야만 살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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