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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ABC마케팅 동아리 “숨겨진 항일운동 알리는 ‘작은 불씨’ 됐으면”
광주학생운동 비밀결사 ‘소녀회’ 알린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 학생들 활동상 담은 제품 제작
펀딩 모금액 중 일부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 개선 기부
2022년 01월 11일(화) 22:40
‘해방 뒤편의 작은 영웅들 (소녀회)’ 프로젝트를 진행한 조선대 ABC마케팅 동아리 회원들. 왼쪽부터 이예지, 임하영, 박수아, 이후경, 김민수씨.
조선대 학생들이 최근 광주의 숨겨진 항일 운동가들을 알리는 펀딩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조선대학교 마케팅 동아리 ‘ABC마케팅’은 최근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텀블벅을 통해 ‘해방 뒤편의 작은 영웅들 소녀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광주학생항일운동을 전국으로 확산하는 데 공헌한 광주 여학생들의 조직 ‘소녀회’를 알리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11월 25일부터 한 달 동안 펀딩을 진행해 총 156명의 후원자가 참여, 목표 모금액인 250만원을 웃도는 352만 500원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한 박수아 전 ABC마케팅 회장은 “우리 지역의 숨겨진 영웅들을 널리 알리고 아픔을 치유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한 푼 예산 없이 시작한 프로젝트인데, ‘좋은 뜻에 동참하고 싶다’는 후원자들 덕분에 목표를 달성해 눈물까지 났다”고 웃었다.

소녀회는 1928년 11월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현 전남여고) 학생 장매성·박옥련·고순례·장경례 등이 조직한 비밀결사다. 결성 이듬해 11월 3일 광주학생항일운동에서 붕대와 약, 물주전자, 주먹밥을 들고 뛰어다니며 학생들을 치료했다. 항일운동으로 구속된 학생들의 석방을 촉구하고 식민지교육에 반대하는 ‘백지동맹’에도 참여해 조직원들이 투옥되기도 했다.

ABC마케팅이 제작한 북보틀(왼쪽부터), 뱃지, 마스킹테이프.
ABC마케팅 박수아 전 회장과 임하영, 김민수, 이후경, 이예지, 이민혁 등 동아리 회원 6명은 소녀회의 이야기를 글·그림으로 담은 마스킹 테이프(종이 테이프), 배지, 북보틀(문구가 적힌 병)을 제작했다. 이들은 펀딩 리워드(상품)를 오는 20일 후원자들에게 배송할 예정이다.

“예컨대 마스킹 테이프에는 소녀회가 항일 시위 선두에 서는 모습, 부상당한 학생들을 위해 붕대 들고 주전자 들고 뛰어다니는 등 그림을 실었어요. 테이프를 찢는 것이 마치 소녀회가 붕대를 찢는 것과 비슷하기도 하죠. 옛 독립 투사들의 의지를 테이프로 현재까지 이어 붙인다는 의미도 담겨 있어요.”

프로젝트는 지난해 2월 한국해비타트의 캠페인을 접하면서 시작됐다. 한국해비타트는 당시 열악한 환경에서 거주 중인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위한 주거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었다.

박 전 회장은 “우리 광주에도 힘들게 생활하는 유공자들이 많이 계신다. 그들을 위해 캠페인 참여를 넘어서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동아리는 3대 독립운동 중 하나인 광주학생항일운동에 집중했고, 그 중 소녀회의 활약을 알리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 한국해비타트도 취지에 공감해 자문·스토리라인 정리, 디자인 작업 등을 도왔다.

프로젝트 모금액은 제작비를 제외하고 전액 한국해비타트에 전달돼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개선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박 전 회장은 “서구 화정동에 있는 광주학생항일운동 기념탑은 불꽃 형상이다. 작은 ‘불씨’들이 모여 큰 불꽃을 이루듯, 독립운동가들의 뜻이 모여 오늘의 우리나라를 이뤄냈다”며 “소녀회의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작은 불씨 하나가 될 수 있었다면 그것만으로 행복하다. 불꽃으로 모여든 후원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