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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 강사 이의준씨 “틈틈이 은퇴 후 준비로 ‘인생 2막’ 힘차게 열었죠”
공기업 은퇴 후 동양고전 강사로 새출발 이의준씨
한자지도사 훈장 1급 등 자격증 다수…고전 학습서도 발간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 선택해 은퇴 후 준비를”
2022년 01월 10일(월) 21:10
“실버세대가 원하는 고전 인문학을 가르치고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삶에 활력이 됩니다. 어르신들이 공부를 하다보면 젊음을 유지할 수 있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거든요.”

공기업 은퇴 이후 인생 2모작에 도전하고 있는 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이의준(68) 동양고전강사.

그는 지난 2017년 9월부터 광주시 북구 효령노인복지타운(복지타운)에서 동양고전 강의(화·수 2시간씩)를 해오고 있다.

강사를 하기 전 한국전력 송변전 관련 건설 사업소에서 근무를 했다. 2015년 퇴직을 하고 제2의 인생을 살고 싶어 오랫동안 공부해왔던 동양고전 강사를 시작했다.

진도가 고향인 그는 어린 시절 서당 훈장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 한자와 동양 고전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던 것. 직장생활 틈틈이 조선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은 전남대 한문고전번역과정에서 공부했다.

이 강사는 “그동안 한자와 한문은 현대에 뒤떨어진 구시대적이며 낡은 사상으로 치부된 적도 있다”며 “그러나 지금은 중국이 G2 강국으로 부상하며 한문과 동양 인문학의 가치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을 가르치면서 드는 생각 가운데 하나는 배움의 중요성이었다. “실버세대 문화품격을 높이고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뭔가를 배우는 것만큼 효과가 큰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그가 복지타운에서 가르치는 주 내용은 논어, 채근담, 중국고전 148구 등이다. 수업을 하면서 어르신들이 한문과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느낀다. 대부분 70~80대로 공직에 있다 퇴임을 한 어르신들은 삶에 대한 지혜가 풍부하며 배움에 대한 열망도 크다.

“한문, 사자성어 등 한 구절이라도 더 암송해 자식이나 손자들에게 인생의 가치관을 전해주려는 어르신들을 볼 때면 보람을 느낍니다. 아울러 동양 고전을 공부하다 보면 가족들과의 소통, 공감 능력도 향상되거든요.”

이 강사는 지금까지 한자·한문 전문지도사 훈장 1급, 동양고전교육사, 한자급수 사범, 아동 한자 지도사, 한국어 강사 등 자격증을 두루 갖추었다. 관련 대학원에서 공부도 했기 때문에 가르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또한 그는 복지타운에서 강의를 하기에 앞서 다양한 강의 경력을 쌓았다. 동신대 평생교육원에서 ‘논어 이야기’ 강의를 비롯해 2016년에는 서구의 한 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기초한자 서당 강의를 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상당부분 한문으로 기재돼 있는 현실에서 관련 강의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현장에서 느낀 중국 고전의 독해, 공부방법 등을 토대로 책도 발간했다. ‘그림과 함께 읽는 알기 쉬운 논어’, ‘그림과 함께 읽는 알기 쉬운 대학·중용’ 학습서가 그것이다. 앞으로 맹자 학습서를 만들면 지역아동센터 등 강의 활동을 넓힐 계획이다.

‘어떻게 하면 인생 2모작을 잘 시작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간단한 답이 돌아왔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퇴직을 하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직장에 재직할 때 이후의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탐색이 필요하거든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