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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선의 시대정신 - 한국환 경영학 박사
2021년 08월 11일(수) 05:00
지난해부터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이슈는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살리기’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권에서는 여야 간 지지율 변화에 따른 치열한 대권 경쟁 또한 큰 이슈다. 이맘때면 국민은 대선 출마자의 능력과 비전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그동안 대선 때마다 시의적절한 시대정신을 선점한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대정신이란 무엇인가? 이는 특정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소망이나 바람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들의 필요·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이며 이루고자 하는 국가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해방 이후 정치사를 돌아보면, 나라를 잃고 35년의 일제강점기를 극복한 광복 직후의 시대정신은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것’이었다. 즉 제대로 된 나라를 세우는 일이 가장 중요했다. 그 후 60년대는 박정희가 이끄는 군부세력이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했으나 어려운 경제와 민생고 해결이 문제였다. 그래서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경제 부흥’이 주된 시대정신이었다.

그리고 80년대는 전두환 정권의 폭압 정치로 억압된 자유·인권·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민주화’가 주된 정신이었다. 1992년 대선 때는 김영삼 후보가 군부독재 종식을 위해 ‘문민정부’를 큰 이슈로 내세워 승리했고, 1997년 대선 때는 김대중 후보가 진정한 민주주의는 같은 정당의 장기 집권이 아닌, 다른 정당으로의 정권 교체가 진정한 민주주의라며 ‘수평적 정권 교체’를 주장하여 국민적 공감을 얻었다.

2002년 노무현 후보는 그동안의 낡은 틀 청산을 위해 대내적으로 ‘국가 균형 발전’, 대외적으로 ‘동북아시대’를 크게 주창하며 승리했으며,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는 청계천 복원과 버스제도 개편 등의 성과로 ‘경제 대통령’의 프레임을 선점하며 선진 일류 국가를 위한 ‘747’정책을 공약했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는 ‘경제 민주화’와 ‘복지국가’를 내세워 승리하여 집권했다. 2017년 대선 때는 문재인 후보가 ‘적폐 청산’ ‘공정과 정의’를 내세워 승리했지만 그동안 공정하고 정의했는지에 대한 시비는 계속되고 있다.

내년 대선 주자들도 저마다 정책과 공약을 앞다퉈 제시하고 있다. 지지율 높은 후보들의 핵심 정책을 살펴보면, 이재명 후보는 ‘기본 소득’을 일찍이 주창하고 ‘공정과 성장’, ‘강한 자는 누르고 약한 자를 도와준다’는 억강부양을 제시했다. 또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공정과 상식’을 강조하고 있다. 이낙연 후보는 ‘신복지와 혁신 성장’을 제시하며 소득·주거·노동·교육·의료·돌봄·문화·환경 등 8개 분야에 최저 기준을 정해 지원하겠다고 한다.

국가의 시대정신은 당면한 과제 해결을 위한 핵심 전략이다. 우리의 현실은 국내적으로 저출산에 의한 인구 감소 및 고령화 가속화, 사회·지역의 경제적 양극화, 청년 일자리 문제 등을 풀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제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대비, 제4차 산업혁명 시대 및 기후위기 대응 그리고 미·중 패권 다툼과 국제 질서 변화에 따른 외교 강화 등이 필요하다.

이에 대응하려면 대선 후보는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미래 통찰력은 물론 나라를 다스릴 확실한 비전과 통치 철학이 뒷받침된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국가 통치자는 한 분야의 전문가인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보다 여러 분야의 지식·경험을 두루 갖추어 종합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가 적합하다고 본다.

지난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우리나라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 변경하는 것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따라서 시대정신도 우리의 높아진 국가 위상에 부합하는 비전과 콘텐츠로 채워져야 한다. 이렇게 볼 때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대선 주자들뿐만 아니라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토론을 통하여 설득과 공감으로 이끌어 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