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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소녀상’ 철거없이 영구 존치…지역의회 결의안 의결
2020년 12월 02일(수) 17:26
지난 25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쓰인 비문을 지나가던 시민들이 읽고 있다. /연합뉴스
‘평화의 소녀상’이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 영원히 머물게 될 전망이다. 철거명령의 대상이었던 소녀상은 내년 9월 말까지 존치되며, 소녀상 영구 설치를 위한 논의도 시작된다.

베를린시 미테구의회는 1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고 평화의 소녀상 영구설치 결의안을 의결했다. 프랑크 베르테르만 의장(녹색당)은 “성폭력 희생자를 추모하는 평화의 소녀상 보존을 위한 결의안이 다수결로 의결됐다”고 말했다.

표결에는 구의원 29명이 참여해, 24명이 찬성했고, 5명이 반대했다. 베를린 연립정부 참여정당인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좌파당 등 진보 3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표는 기독민주당과 자유민주당에서 나왔다. 녹색당과 좌파당이 공동결의한 결의안은 평화의 소녀상이 미테구에 계속 머물 수 있는 방안을 구의회의 참여하에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틸로 우르히스 좌파당 구의원은 의안 설명에서 “평화의 소녀상은 2차 세계대전 중 한국 여성에 대한 일본군의 성폭력이라는 구체적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쟁이나 군사 분쟁에서 성폭력은 일회적인 사안이 아니고 구조적인 문제로, 근본적으로 막아야 한다”면서 “평화의 소녀상은 바로 그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소녀상의 영구설치를 위한 논의 과정상에서 이런 구조적 문제가 부각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평화의 소녀상이 우리 구에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자리를 찾을 수 있기 바라며 여성에 대한 성폭력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결의안은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철거명령을 철회하고 당초 내년 8월 14일이었던 설치기한을 내년 9월 말까지로 6주 연장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앞서 미테구청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이 국제적인 전쟁 피해 여성 인권의 문제라는 점을 인정해 지난해 7월 설치를 허가했다. 소녀상은 지난 9월 말 미테 지역 거리에 세워졌다. 그러나 설치 이후 일본 측이 독일 정부와 베를린 주정부에 항의하자 미테구청은 지난 10월 7일 철거 명령을 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