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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보다 부실한 원격수업”
학부모들 “학교 준비 안하고 뭐했나”
교육부 “쌍방향 수업 시행하겠다”
2020년 09월 18일(금) 00:00
<광주일보DB>
‘코로나19’ 장기화속에 대다수의 학교가 등교수업과 함께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수업의 질 하락에 따른 학력 격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교육당국이 길어지는 원격수업을 관리하는 방안으로 실시간 쌍방향 방식의 수업 확대를 예고하자 교원단체가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며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지역 교육청 등에 따르면 일선 학교의 원격수업 방식을 쌍방향형으로 개선해 수업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쇄도하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교 교사나 외부강사가 강의를 녹화한 영상이나 유튜브 등을 틀어주는 콘텐츠형 보다 집중도가 높고 대화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쌍방향형을 선호하지만, 실제로 쌍방향형 원격수업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학교나 수업은 극소수에 그치기 때문이다.

특히 콘텐츠형 수업이라도 학생이 집중해서 듣는다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영상을 틀어놓은 이후 자리를 비워도 확인할 방법이 없는 맞벌이 학부모들의 원성이 높은 실정이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한 맞벌이 부부는 “아침에 화상으로 출석체크하는 것은 좋은데, 이후에는 EBS 온라인 클래스로 영상만 틀어줘서 휴대전화를 달고 사는 아이가 혼자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쌍방향 수업을 받는 친구들보다 성적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영상 시청 시간이 수업시간(40~50분)에 비해 짧고 기능이 취약한 것도 불만의 원인이다.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영상을 보고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인데 9시부터 빨리감기로 몰아서 보고 딴 짓하는 것을 보고 혼낸 적이 있다”며 “짧은 것은 10여 분에 불과해 차라리 학원을 보내야 하나 걱정된다. 공교육이라는 학교가 학원보다 준비가 안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고교생을 둔 학부모 역시 입시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학교마다 다른 수업방식으로 인해 학력격차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교육당국의 관리와 대책이 소극적이라고 지적한다.

한 학부모는 “1학기 때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과 달리 준비 여력이 있었던 2학기에 쌍방향 수업에 대한 교사들의 준비가 소홀한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최근 원격수업 기간에는 모든 학급에서 실시간 쌍방향 방식으로 조·종례를 진행하고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시행하도록 하는 등 원격수업을 관리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이 역시 교원단체의 반발이 큰 상황이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논평을 내고 “교사들이 학생·학부모와 대화를 늘리고 소통을 강화하는 수업을 늘려가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면서도 “할당량 채우듯 특정 수업 비율을 강요하는 정책은 찬성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쌍방향 수업의 장점이 많아 교육부와 함께 개선을 고민하고 있지만 일선 학교에 일정 비율 이상 시행하라고 강제하기 어렵다”며 “교과목이나 교사들의 성향이 다르고, 교사들의 IT 활용능력이 갑자기 올라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다 면밀한 준비와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