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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의 새로운 대안, 사회적 농장
2018년 03월 14일(수) 00:00
[류동훈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 전문위원]
농사는 40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4000년 동안 인류는 먹을 것을 생산하고, 소비하고 배설하면서 번성해 왔고, 자연의 방식으로 재순환을 하며 생존해 왔다. 이 농업이 현대사회에 급증하고 있는 정신적 질환을 치유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채소, 과일, 꽃 등 작물을 재배하고, 동물을 기르면서 인간은 자연과 소통하게 되고 이로 인해 정신적인 평화를 누리는 효과가 있어 원예 치료 등의 치유 농업이 복지기관들에서 시도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100대 국정 과제에 사회적 농업 육성을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사회적 농업 활성화 지원 시범사업을 실시하기 위해 공모를 모집하고 있다. 올해는 시범적으로 전국에 9곳을 선정하고, 이후 수요를 파악하여 내년에는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사회적 농업은 사회에서 배재된 취약계층을 사회가 품어 안으며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농업을 말한다. 농업 활동을 통해 돌봄·교육·고용 등 다양한 사회 서비스를 공급하는 실천 조직을 육성하여 취약계층의 자활과 고용을 유도하여 사회통합을 이룬다. 시범 사업의 우선 선정 대상은 농업을 주로 하면서 지역 사회와 네트워크를 형성한 법인이나 단체가 해당된다.

이탈리아, 네델란드, 벨기에 등 유럽의 복지 국가에서는 이러한 사회적 농장이 광범위하게 복지 문제를 해결하고, 농가 소득을 지켜내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의료보험 제도와 연계하여 사회적 농장에 안정적인 지원을 하기도 한다. 정신지체 장애인들에게 농사짓는 법, 동물을 돌보는 법을 가르치고 실습하게 하여 생명 속에서 삶의 활력을 찾아가게 하는 사업도 있다.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과 함께 어울려서 농사짓는 법도 배우고, 장애인들에게 가르쳐주고 도와주는 어울림 프로그램도 있다. 지역 로컬푸드 기관에서는 이렇게 생산된 농산물을 우선적으로 유통시켜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한다.

재원은 교육 수강료, 농산물 판매 수입, 정부 보조금, 후원금 등으로 다각화 하여 운영한다. 일본의 도쿄 근교에 있는 미누마 복지농원이나, 바람의 학교가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는 복지농원이다. 사회적 기업으로 만들어 장애인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하고, 각종 문화 체험, 미술 치료, 원예 치료 프로그램과 연계시켜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한다.

국내에선 충남 홍성의 ‘행복 농장’이 성공 사례로 꼽힌다. 젊은이들을 모아서 농사를 교육시키는 협업 농장에서 사회 복지를 전공한 젊은이가 정신 장애인들을 위한 치유 농장으로 만든 것이 ‘행복농장’이다. 마을 주민들은 이곳에 있는 정신 장애인들과 함께 밥도 먹고 놀러가기도 하고, 마을 축제에도 어울린다. 지역사회가 더불어 장애인들의 행복한 삶을 도와준다. 노인 요양원에서 경증의 치매 환자들을 대상으로 자녀들과 함께 농사를 짓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치료도 도와주고, 자녀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효도 원예 치료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좋을 것이다.

농촌에는 고령 노인이 심각하게 늘어가고 있다. 전북 완주의 두레농장에서는 노인들에게 쌈채소를 재배할 수 있도록 하여 로컬푸드 매장에서 유통시켜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영광 여민동락처럼 모싯잎 송편을 만들어 마을 노인들의 고용을 창출하는 사회적 농장도 있다. 젊은이들이 도시 근교 농촌으로 들어가 영농조합을 만들어 농촌 노인들에게 일자리와 복지 서비스,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회적 농장을 만들고 각종 지원 제도를 활용해 운영하는 것도 새로운 블루 오션이다.

사회적 농장의 대상은 장애인, 노인 뿐만 아니라 약물 중독자 치료, 재소자의 교화, 출소자의 사회 적응, 아동들의 교육, 미혼모, 저소득층의 일자리 창출로도 발전시킬 수 있다. 특히, 외국 사례를 보면 사회 복지를 전공한 사람들이 농업을 접목시켜 가치 있는 사업을 성공시켜 나가는 경우가 많다.

걸음마 단계인 사회적 농장 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역 사회가 힘을 모으고, 다양한 성공 사례들을 우리 지역에서 만들어 아름다운 복지 공동체를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4000년 동안 인류를 지켜온 농업이 우리 사회의 아픔을 치료하고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 주는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