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생각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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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생각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최 재 호
경제부장
2016년 03월 16일(수) 00:00
시키는 일마다 거꾸로 했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평생 후회하며 비만 오면 냇가에서 운다는 청개구리 동화가 있다. 이 동화에서 청개구리는 못난이의 상징이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은 이 청개구리 정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기업이 기존의 관행만을 순순히 따른다면 쇠퇴와 몰락의 길을 갈 수 있는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일명 ‘청개구리 방식’이라 불리는 ‘역발상 경영’이 새로운 경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역발상 경영의 핵심은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다.

매일 같은 것만 생각하고 같은 길만 걷고, 같은 행동만 해서는 발전할 수 없다. 뭔가 다른 결과를 원한다면 일정한 형식에서 벗어나 다른 생각과 다른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를 꺾을 때도 기계가 고정적으로 유추할 수 없는 엉뚱한 발상의 착점으로 승패를 가른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이런 점에서 JB금융그룹 광주은행(은행장 김한)이 지방은행의 한계를 깨고 수도권 공략에 연착륙하고 있는 것은 김한 행장의 과감한 역발상 경영으로 볼 수 있다. 지방은행이 메가뱅크인 시중은행들이 즐비한 수도권에서 영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과감한 승부수인 셈이다. 이 같은 행보는 인터넷전문은행, 모바일뱅킹, 무인점포 등장 등으로 격변에 직면한 은행권의 변화에 대응하는 경쟁력 확보와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지난 2월 26일 개점한 인천청라지점을 포함해 광주은행의 수도권 점포는 총 23개. 부산은행이 6곳, 대구은행 4곳, 경남은행 3곳과 비교해 훨씬 많은 숫자다. 광주은행은 이에 머물지 않고 올해 안에 수도권 점포 수를 30여 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2014년말 까지 광주은행도 서울 및 수도권 영업점은 4개(서울영업부, 강남, 양재, 여의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삼성동지점 개점 이후 광주은행은 서울 및 수도권에서 영업망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수도권 점포는 지점장을 포함해 4명의 직원으로 운영하고, 2층 이상에 기반을 두는 전략점포로 영업망을 확충했다. 그 결과 서울·인천·경기 지역에 총 19개 전략점포를 새로 개점했으며 출향민을 대상으로 한 소매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은행의 수도권 공략은 영업점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수도권 업무추진부를 신설해 수도권 특성에 맞는 영업 전략 및 기획을 통해 연착륙하고 있다. 이와 함께 70여 명의 대출 상담사가 직접 고객들을 찾아가는 서비스로 시중은행들과 차별화된 영업을 수도권에서 펼치고 있다. 대출 모집인들은 대부분 우량 대출인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주로 취급하고 있는데 이들은 수도권 영업으로만 올 1월까지 3500억 원 상당의 깜짝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이처럼 광주은행의 수도권 진출은 짧은 시간에 큰 성과를 거두며 금융업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광주은행의 올 1월 말 기준 수도권 영업자산은 6조 2000억 원으로 2014년 말 대비 2조 6000억 원 상당이 증가했다. 또한 통상 은행 지점을 개설할 때 누적 손익분기점을 2년 정도로 예상하는데, 논현지점의 경우 개점 6개월 만에 누적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삼성동, 잠실, 논현, 대치동, 방배, 청담, 부평, 청량리 8개 지점도 월간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등 광주은행의 수도권 영업은 순항 중이다.

광주은행은 당초 수도권 진출을 통해 벌어들인 외부자금을 지역에 쓰겠다는 의지대로 지역 중소기업의 금융애로 해소에 더 힘을 쏟고 있다. 광주은행의 광주 전남 지역 중소기업 대출 실적은 2014년 말 6조 2700억 원 상당에서 2015년 말 7조 4700억 원 상당으로 늘어나 1년 만에 무려 금액으로는 1조 2000억 원, 비율로는 20% 가까이 증가했다.

역발상의 핵심은 현재의 것을 뒤집어 보는 것이다. 누구나 당연하다고 믿고 있는 현재의 원칙과 고정관념을 점검하고 근본적인 차원에서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스티브 잡스의 슬로건은 “다르게 생각하라”였고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크버그는 “무엇인가를 개선하려면 틀을 깨뜨려라”는 명언을 남겼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미 굳어진 낡은 원칙들을 깨뜨릴 수 있는 유연성으로 수도권 공략에 성공을 거둔 광주은행이 또 다른 역발상을 통해 든든한 지역경제의 버팀목이 돼 줄 것을 기대한다. / lio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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