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덩이 뛰어든 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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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덩이 뛰어든 모정
광양 아파트 화재…6층서 실외기·배관 타고 5층 내려가 자녀 3명 구조
SNS “모성애 위대함” 잇단 응원…소방당국 “위험했지만 무사해서 다행”
2026년 01월 21일(수) 20:40
<광양소방>
모성(母性)은 강했다. 자녀들을 구해야 한다는 엄마의 마음은 뜨거운 화염도, 20m 가까운 높이의 아파트 벽을 타고 내려가는 두려움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광양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40대 어머니가 아파트 5~6층 높이 베란다를 타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가 자녀들을 구했다.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5시 20분께 광양시 금호동의 한 아파트 5층 거실에서 불이 났다.

당시 외출 중이었던 집주인 40대 A씨는 화재 소식을 듣자 마자 집으로 달려왔다. A씨 자녀는 총 4명이며, 함께 외출했던 1명을 제외하고 3명의 10대 미만 자녀가 집 안에 남아 있던 상황이었다.

A씨는 급히 집 안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연기로 진입이 불가능해지자, 위층인 6층 이웃 세대로 올라갔다.

이후 A씨는 6층 베란다로 나갔다. 아찔한 높이였지만, A씨는 침착하게 베란다 난간을 넘어 실외기와 그 배관을 붙잡고 아래 층으로 몸을 옮겼다. 베란다 난간 외에 A씨가 손으로 잡을 건 전혀 없었다. A씨는 베란다 난간을 잡은 손에 힘을 주고 자신의 집인 5층

베란다 실외기로 다리를 길게 뻗었다.

발이 간신히 닿자, 천천히 무게 중심을 옮기며 실외기로 내려갔다. 그리고 잠기지 않은 창문을 열고 집으로 뛰쳐들어갔다. 집 안에서 베란다 쪽에 붙어 엄마를 기다리던 아이들은 곧 엄마의 품에 안겨 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

A씨가 집 안으로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신고 접수 후 5분만에 도착한 소방당국이 사다리차를 베란다 쪽으로 늘어뜨려 A씨와 자녀들은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

A씨와 자녀들은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를 받고 모두 퇴원했다.

불은 20여 분 만에 진화됐지만, 집 내부는 전소됐다. 이 가족은 현재 지인의 집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어린 아이들이 거실에 있던 전열기구를 넘어뜨리면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파트 관계자는 “A씨가 베란다에서 실외기 배관을 잡고 내려가는 모습을 봤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스타그램과 스레드 등 SNS에서도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불길로 뛰어든 모습에서 모성애의 위대함을 느꼈다”는 감동과 응원이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한 스레드 이용자는 “긴박한 순간에 아이들만 생각했을 마음을 떠올리니 코끝이 찡해진다”며 “엄마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와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가족들이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남겼다.

인스타그램과 X(옛 트위터) 등에서도 ‘떨어지는 고통보다 아이들을 잃을까 더 무서웠으니 저 선택을 했을 것이다. 모두 무사해서 천만다행이다’, ‘어머니는 위대하다’, ‘위험한 선택이었지만, 엄마이기에 가능했던 것’, ‘간절했을 엄마의 마음을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모성애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 ‘자신의 목숨보다 아이들을 먼저 생각한 것’ 등의 내용이 담긴 댓글이 줄을 이었다.

다만 소방당국 관계자는 화재로 인해 자신도 위험해질 수 있는 행동인 만큼, 무리하게 화재 현장으로 뛰어드는 행위를 자제해 주기를 당부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긴급한 상황에서 자녀들을 위해 필사적으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했던 행동으로 보인다”며 “운동신경이 있다면 가능한 일일 수도 있지만, 너무 위험한 행동이라 자칫 잘못하면 모두 위험해질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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