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돌봄, 도시락으로 나누는 사랑 - 이윤경 라라팩토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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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직접 피를 나눈 가족은 아니지만 1년간 도시락 배달을 하면서 어르신들을 만나 식사를 대접하고, 사소한 이야기일지라도 함께 나누며 보낸 시간들 덕분에 어르신들과 식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필자는 2023년 라라팩토리 법인을 설립했고, 통합 돌봄 예산을 받아 식사 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누군가의 자식이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해 제때 식사조차 하기 어려우신 분들을 만나 도시락을 제공하며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 많았다. 단순히 사업체로서의 역할뿐만이 아니라, 참된 의미의 봉사와 헌신을 실천할 수 있어 필자에게 의미가 있었다. 처음에 머릿속으로 그리며 생각했던 것과 달리 현실은 녹록치 않았기에 때로는 좌절하기도 했지만 직원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의기투합한 덕분에 뜻깊은 한 해를 보낼 수 있었다.
사업이 진행되면서 도시락 배달 이외에도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조금이라도 더 챙겨 드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했다.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 중에 대인 기피나 우울증 등과 같은 정신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기로 했다. 식사 지원 서비스로 도시락을 제공함으로써 당장의 허기는 채울 수 있겠으나, 어르신들의 정신 건강을 돌보는 것도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기부 개념으로 베이커리를 간식으로 제공하는 것이었다. 베이킹 사업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베이커리를 만드는 것이 가능했고 저작 활동이 불편한 어르신들도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부드러운 빵이나 케이크를 제공했다. 푹신한 질감의 카스테라나 달콤한 케이크류 위주로 전달했고 간식을 먹는 동안 말벗이 되어 줄 수 있었다.
두 번째 서비스는 미술 치료 유인물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일주일에 두 번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미술 치료 유인물을 만들어 도시락에 동봉했고 짧은 교육을 진행했다. 콜라주 미술 치료 등과 같은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적극 활용한 덕에 어르신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가장 고령자이신 113세의 A 할머니와의 만남은 이 사업에 더욱 긍지를 갖게 했다. 할머니는 고령으로 전신이 쇠약한 탓에 일상에서 생활하기에 어려움이 있고 경미한 치매 증세도 보였다. 식사는 일주일에 세 번, 한 끼씩 제공했는데 처음 만났을 때 할머니는 일반식을 원했다. 하지만 직접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저작을 할 수 있는 치아가 거의 없어 일반식이 어렵다고 판단해 죽을 먹는 것을 제안했다.
“죽은 너무 쉽게 배가 꺼져. 난 고기가 좋아” 하시던 할머니에게 현재 상황을 잘 설명한 후 충분히 골고루 영양소를 섭취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기로 약속을 하고 유동식을 배달하기 시작했다. 평소 말이 많지 않던 할머니는 어느 날 “내가 언변이 없어서 표현을 잘 못해. 고맙고 사랑해. 딸보다 자네가 더 좋아.” 라며 속마음을 꺼내 보여 주었다.
먹고살기 위해 사업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이 일을 통해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순간들이 많았다. 빈 도시락통에 온갖 간식과 과일, 반찬거리가 담겨서 올 때면 감사의 마음이 들고 달력 뒷면에 삐뚤빼뚤한 글씨체로 서툴게 적은 감사의 쪽지를 사무실에 붙여 놓고 출근할 때마다 읽으며 행복한 기운을 받곤한다.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다 보면 편찮으신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지난주까지는 식사를 잘 하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기도 하고 매번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던 분이 갑자기 돌아가시는 경우도 일어난다. 사업 초기에는 이런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정신을 부여잡고 일하는 데 힘이 부치기도 했다. 이제는 당장 언제 어떻게 어르신들과 작별할지 모른다는 마음에 매번 만날 때마다 최선을 다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시락을 배달을 하면서 우리 직원들은 매일같이 너무나 큰 선물을 받고 있다. 사업을 운영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예산이 한정돼 있어 도시락을 원하는 모든 분들에게 지원하지 못한 점이 가장 안타깝고 속상하다.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라라팩토리만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더욱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통합 돌봄 사업이 더욱 활성화돼 많은 분들이 도움을 받을 수 희망한다.
사업이 진행되면서 도시락 배달 이외에도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조금이라도 더 챙겨 드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했다.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 중에 대인 기피나 우울증 등과 같은 정신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기로 했다. 식사 지원 서비스로 도시락을 제공함으로써 당장의 허기는 채울 수 있겠으나, 어르신들의 정신 건강을 돌보는 것도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서비스는 미술 치료 유인물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일주일에 두 번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미술 치료 유인물을 만들어 도시락에 동봉했고 짧은 교육을 진행했다. 콜라주 미술 치료 등과 같은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적극 활용한 덕에 어르신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가장 고령자이신 113세의 A 할머니와의 만남은 이 사업에 더욱 긍지를 갖게 했다. 할머니는 고령으로 전신이 쇠약한 탓에 일상에서 생활하기에 어려움이 있고 경미한 치매 증세도 보였다. 식사는 일주일에 세 번, 한 끼씩 제공했는데 처음 만났을 때 할머니는 일반식을 원했다. 하지만 직접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저작을 할 수 있는 치아가 거의 없어 일반식이 어렵다고 판단해 죽을 먹는 것을 제안했다.
“죽은 너무 쉽게 배가 꺼져. 난 고기가 좋아” 하시던 할머니에게 현재 상황을 잘 설명한 후 충분히 골고루 영양소를 섭취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기로 약속을 하고 유동식을 배달하기 시작했다. 평소 말이 많지 않던 할머니는 어느 날 “내가 언변이 없어서 표현을 잘 못해. 고맙고 사랑해. 딸보다 자네가 더 좋아.” 라며 속마음을 꺼내 보여 주었다.
먹고살기 위해 사업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이 일을 통해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순간들이 많았다. 빈 도시락통에 온갖 간식과 과일, 반찬거리가 담겨서 올 때면 감사의 마음이 들고 달력 뒷면에 삐뚤빼뚤한 글씨체로 서툴게 적은 감사의 쪽지를 사무실에 붙여 놓고 출근할 때마다 읽으며 행복한 기운을 받곤한다.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다 보면 편찮으신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지난주까지는 식사를 잘 하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기도 하고 매번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던 분이 갑자기 돌아가시는 경우도 일어난다. 사업 초기에는 이런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정신을 부여잡고 일하는 데 힘이 부치기도 했다. 이제는 당장 언제 어떻게 어르신들과 작별할지 모른다는 마음에 매번 만날 때마다 최선을 다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시락을 배달을 하면서 우리 직원들은 매일같이 너무나 큰 선물을 받고 있다. 사업을 운영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예산이 한정돼 있어 도시락을 원하는 모든 분들에게 지원하지 못한 점이 가장 안타깝고 속상하다.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라라팩토리만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더욱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통합 돌봄 사업이 더욱 활성화돼 많은 분들이 도움을 받을 수 희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