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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07일(금) 00:20
학창 시절 당구장은 ‘좀 노는’ 학생들이 다니는 곳으로 여겨졌다. 1993년 헌법재판소가 18세 미만 청소년의 당구장 출입 금지 조항을 위헌으로 판결하기 전까지 사실 당구장은 학생들에게 금지된 곳이기도 했다. 위헌 판결 이후 청소년들의 출입이 가능해졌지만 꽤 오랜 시간 ‘당구장=불량 학생 아지트’로 통했다.

게임에 대한 인식도 비슷했다. “눈 나빠진다. 머리 나빠진다”라는 어른들의 잔소리에 몰래 하던 게 게임이었다. ‘좀 노는’ 학생들을 찾기 위해 선생님들이 먼저 찾는 곳이 PC방이기도 했다.

이제 세상이 달라졌다. 당구와 게임을 통해서 국위선양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당구는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때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후 2010년 광저우 대회 당시 정식 종목에서 빠졌던 당구는 2030년 도하에서 다시 금메달 경쟁을 펼치게 됐다.

당구가 스포츠로 인식되면서 스타 선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남성의 스포츠만도 아니다. 여성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당구 여제’ 김가영은 앞선 시즌 7회 연속 우승과 함께 여자프로당구(LPBA)사상 처음으로 단일 시즌 누적 상금 3억원을 돌파한 선수가 됐다.

게임 상황도 극적으로 달라졌다. 게임을 전문으로 하는 프로게이머가 등장했고, e스포츠는 전 세계적인 산업이 됐다. 정식 스포츠로도 도약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프로게이머들이 국가를 대표해 게임을 했다. 올림픽 정식 종목은 아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관하는 e스포츠 올림픽 대회가 2027년 출범을 앞두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황제’로 통하는 페이커(이상혁)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스타다. 대회 상금으로만 20억원 이상을 벌었다는 그의 연봉은 70억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광주에서 ‘2025 세계 3쿠션 당구월드컵’이 열리고 있다. 세계랭킹 1~14위 선수들이 의무적으로 참가하는 별들의 잔치다. 대회가 열리는 빛고을 체육관은 마침 e스포츠 게임장 같이 꾸며졌다. 이색적인 스포츠 현장에서 달라진 세상을 보았다.

/김여울 디지털·체육부장 w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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