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파리 - 오광록 서울취재본부 부장
파리에서 만난 프랑스 친구는 극심한 교통 정체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도심 곳곳에서 도로를 파헤친 뒤 공원을 조성하거나 자전거 도로를 늘리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주요 교차로 뿐 아니라 외곽에서도 길게 늘어선 차량 탓에 시민 불편이 컸다. 하지만 파리 시민은 공사에 따른 정체와 불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심지어 ‘파리의 자부심’으로 설명했다. 프랑스의 자동차 보유 증가에 따라 도로를 새롭게 만들어도 모자랄 상황이었지만 파리는 되레 기존 도로를 줄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파격적으로 기존 도로를 줄이고 공원과 자전거 도로를 대대적으로 만들었다. 늘어나는 차량에 맞춰 도로를 늘리기 보다는 친환경 교통 수단의 이동로를 확보하고 걷기와 휴식을 위한 공원을 추가 조성하는 게 이달고 시장의 계획이었다. 친구는 ‘현재의 불편함 보다는 미래의 쾌적한 도시’를 위해 교통정체는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고 대다수 시민도 이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소수 정당의 첫 파리 여성 시장인 이달고는 재선에 성공했고 유력한 정치 지도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광주에서도 지하철 2호선 공사에 따른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12월 22일까지 지하철 공사 현장의 도로를 개방하기로 약속했고 지키지 못하면 시장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계속되는 지하철 공사로 교통 정체가 발생했고 하소연 하는 시민이 늘면서 시장직을 걸어야 하는 촌극을 빚은 셈이다. 지하철 2호선은 과거 시장들이 허송세월을 보내면서 공사비가 크게 늘었다. 개통 찬반과 공사 방식, 차량 형태 등을 두고 논쟁을 벌이면서 착공을 미뤘다.
임기 중 대규모 도로 공사에 따른 교통 정체는 선출직 시장에게는 커다란 부담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최근 광주시의 교통 정체가 정치적 이슈가 되면서 정작 남구 진월동에서 효천역을 잇는 지하철 2호선 3구간은 논의 조차 안되고 있다. ‘내일을 위한 현재의 불편’을 거부한다면 미래 세대에게 안겨 줄 새로운 교통 수단은 생기지 않을 것이며 교통망을 개선하겠다고 삽을 들 수 있는 이달고 같은 시장도 광주에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오광록 서울취재본부 부장 kroh@kwangju.co.kr
임기 중 대규모 도로 공사에 따른 교통 정체는 선출직 시장에게는 커다란 부담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최근 광주시의 교통 정체가 정치적 이슈가 되면서 정작 남구 진월동에서 효천역을 잇는 지하철 2호선 3구간은 논의 조차 안되고 있다. ‘내일을 위한 현재의 불편’을 거부한다면 미래 세대에게 안겨 줄 새로운 교통 수단은 생기지 않을 것이며 교통망을 개선하겠다고 삽을 들 수 있는 이달고 같은 시장도 광주에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오광록 서울취재본부 부장 kroh@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