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견디는 분들 자신감 갖게 돕고 싶어”
‘고교 자퇴 후 홀로서기’ 책으로 펴낸 황서희씨
사회적응 어렵던 고1 때 자퇴…‘제2의 인생’ 담은 6년의 기록
성격 밝아지고 사람 만나기도 수월…19일 삶디센터서 북토크
사회적응 어렵던 고1 때 자퇴…‘제2의 인생’ 담은 6년의 기록
성격 밝아지고 사람 만나기도 수월…19일 삶디센터서 북토크
![]() 황서희씨가 지난 16일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에서 ‘혼자서 견디는 당신에게’를 들어보이고 있다. |
학교 밖 청소년’ 7년차 황서희(여·23)씨는 최근 ‘혼자서 견디는 당신에게’를 출간했다. 책에는 고등학교 1학년 자퇴 이후 6년간 일상 속에서 그가 느낀 감정과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담겼다. 황씨는 책 내용을 바탕으로 오는 19일 오후 3시 삶디센터 2층 열린책방에서 북토크를 연다.
책 뒤표지에는 직접 손으로 적은 ‘평생 이대로면 어쩌지’, ‘불안해’, ‘무서워’, ‘언제쯤 어른이 될까’, ‘뭐라도 해야 돼’, ‘내가 너무 싫어’ 등의 문장이 적혀있다. 황씨가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며 머릿속으로 수없이 떠올렸던 목소리다.
카페에서 주문하는 것도, 사람과 마주 앉아 대화하는 것도 힘들었던 그는 남들과 다른 점이 많았다.
중학생이 됐지만 보호자 없이 시내에 나가 쇼핑하는 일이 버겁게 느껴졌고 남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좋았다.
고등학생이 된 황씨는 같은 반 친구들의 언어 폭력과 따돌림을 겪었다. 다른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도 학교 안에서 종종 목격했다. 학습 진도를 따라가는 일도 힘겨웠다. 친구들의 학구열은 중학생 때보다 더 높아졌고 공부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숨이 막혔다.
결국 황씨는 1학년 여름방학 때 자퇴를 결심했다. 황씨는 자퇴 후 오히려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었다며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웃어보였다.
그는 자퇴 후 광주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통해 요리, 꽃꽂이, 미술, 바리스타, 캘리그라피, 가죽공예, 영상제작을 배웠다. 어릴 때부터 남들보다 배움이 느리고, 더딘 탓에 도전을 두려워했지만 센터에서는 자신의 박자에 맞출 수 있어 좋았다. 남들 앞에 서는 것조차 어려웠던 그는 센터 내 ‘JOB으로 GO’ 프로그램에서 목공 수업 보조강사를 맡기도 했다.
2022년에는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 인턴 자격으로 삶디센터 내 카페 바리스타로 일했다. 11개월간 센터에서 일하며 성격은 눈에 띄게 밝아졌고 사람 만나는 일을 좋아하게 됐다. 삶디센터 모내기 행사를 준비하며 MC를 맡기도, 대본을 작성하기도 했다. 자퇴 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황씨가 좋아하는 웹툰 ‘천지해’의 작가 핑푸는 버스에서 떠올린 생각까지 모두 기록한다고 한다. 삶에 활력을 찾은 황씨는 곧장 떠오르는 생각들을 휴대전화 구글 문서 애플리케이션에 적었다. 주된 주제는 진로, 인간관계 등 불안에서 오는 고민이었다.
“남들은 다 정답을 찾은 것 같았지만 저는 항상 전전긍긍하고 힘들어했죠. 사회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스스로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생각에서 오는 소외감이 컸어요. 그러다 문득, 나같은 사람이 나 말고도 더 있지 않을까, 고민을 공유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에 활력이 생겼고, 뭐든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붙자 그는 지난해 여름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간의 기록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제목과 표지 속 그림 모두 황씨가 직접 손으로 적고 그렸다. 삶디센터 직원들의 격려와 지원이 더해져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황씨는 “우리사회가 너무 치열하고, 각박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일을 전쟁같이 살기보다 좋아하는 꽃도 보고 노래도 들으면서 숨을 돌리고, 스스로에게 보상도 해주며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책 뒤표지에는 직접 손으로 적은 ‘평생 이대로면 어쩌지’, ‘불안해’, ‘무서워’, ‘언제쯤 어른이 될까’, ‘뭐라도 해야 돼’, ‘내가 너무 싫어’ 등의 문장이 적혀있다. 황씨가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며 머릿속으로 수없이 떠올렸던 목소리다.
중학생이 됐지만 보호자 없이 시내에 나가 쇼핑하는 일이 버겁게 느껴졌고 남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좋았다.
고등학생이 된 황씨는 같은 반 친구들의 언어 폭력과 따돌림을 겪었다. 다른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도 학교 안에서 종종 목격했다. 학습 진도를 따라가는 일도 힘겨웠다. 친구들의 학구열은 중학생 때보다 더 높아졌고 공부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숨이 막혔다.
![]() |
그는 자퇴 후 광주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통해 요리, 꽃꽂이, 미술, 바리스타, 캘리그라피, 가죽공예, 영상제작을 배웠다. 어릴 때부터 남들보다 배움이 느리고, 더딘 탓에 도전을 두려워했지만 센터에서는 자신의 박자에 맞출 수 있어 좋았다. 남들 앞에 서는 것조차 어려웠던 그는 센터 내 ‘JOB으로 GO’ 프로그램에서 목공 수업 보조강사를 맡기도 했다.
2022년에는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 인턴 자격으로 삶디센터 내 카페 바리스타로 일했다. 11개월간 센터에서 일하며 성격은 눈에 띄게 밝아졌고 사람 만나는 일을 좋아하게 됐다. 삶디센터 모내기 행사를 준비하며 MC를 맡기도, 대본을 작성하기도 했다. 자퇴 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황씨가 좋아하는 웹툰 ‘천지해’의 작가 핑푸는 버스에서 떠올린 생각까지 모두 기록한다고 한다. 삶에 활력을 찾은 황씨는 곧장 떠오르는 생각들을 휴대전화 구글 문서 애플리케이션에 적었다. 주된 주제는 진로, 인간관계 등 불안에서 오는 고민이었다.
“남들은 다 정답을 찾은 것 같았지만 저는 항상 전전긍긍하고 힘들어했죠. 사회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스스로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생각에서 오는 소외감이 컸어요. 그러다 문득, 나같은 사람이 나 말고도 더 있지 않을까, 고민을 공유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에 활력이 생겼고, 뭐든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붙자 그는 지난해 여름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간의 기록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제목과 표지 속 그림 모두 황씨가 직접 손으로 적고 그렸다. 삶디센터 직원들의 격려와 지원이 더해져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황씨는 “우리사회가 너무 치열하고, 각박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일을 전쟁같이 살기보다 좋아하는 꽃도 보고 노래도 들으면서 숨을 돌리고, 스스로에게 보상도 해주며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