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품질관리사 김대성 기자의 ‘농사만사’] 싸라기가 ‘금싸라기’ 돼야 하는 이유
농산물품질관리사 김대성 기자의 ‘농사만사’
쌀 소비 감소 속 활용가치 ‘업’ …푸드 업 사이클링 주축
쌀 소비 감소 속 활용가치 ‘업’ …푸드 업 사이클링 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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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을 도정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싸라기는 말 그대로 부스러진 쌀알이다. 정확한 통계치는 아니지만, 보통 쌀을 도정 과정에서 70%는 상품성을 지니고 왕겨와 쌀겨 등 30%는 도정 부산물로 분류된다. 이 30%가 모두 싸라기인 셈이다.
좋은 쌀과 맛있는 쌀밥에 대한 한국인의 자존심은 세계에서 으뜸이다. 하지만 재배기술과 도정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우수성을 자랑한다지만, 이 명성에 비해 도정 과정에서 생산되는 싸라기의 활용 방법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싸라기 함량이 높은 쌀은 밥을 하는 과정에서 수분의 흡수가 빨라져 ‘죽밥’이 되는 등 상대적으로 밥맛이 떨어지게 된다. 농정당국은 지난해 ‘보통’ 등급의 싸라기 혼입 한도가 다른 등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특 3.0%, 상 7.0%, 보통 20%)되어 있다고 보고 쌀 품질 개선을 위해 관련 기준을 강화해, 올해부터 20%였던 기준을 12%로 낮춰 시행하고 있다. 쌀 품질 개선 차원에서 혼입 한도 기준을 높인 것인데 쌀소비 촉진 차원의 마땅한 조치라 하겠다.
한데 떡이나 죽을 해 먹거나 닭 모이로나 썼던 싸라기가 최근 화려한 변신을 하고 있다. 싸라기를 업 사이클링 한 피부 미용 제품을 판매하는 스타트업 ‘금싸라기’ 얘기다. 크기가 작다는 이유로 사용되지 않는 싸라기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그 가치를 다할 수 있게 하자는 게 이들의 목표란다. 농민들의 노고가 결실로 이어지는 세상을 꿈꾸는 이 업체의 주축은 놀랍게도 대학생들이다.
이들이 가장 처음 출시한 제품은 아기쌀 ‘클렌징 바(비누)’다. 싸라기에 대한 낯선 인식을 개선하고자 싸라기에 ‘아기쌀’이라는 귀여운 이름을 붙였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쌀의 미백, 진정 효과를 그대로 담아낸 제품으로 일반적인 클렌징폼을 사용할 때 생길 수 있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나 유해 성분 문제를 개선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클렌징 바를 분말 형태로 만들어 무르지 않고 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아기쌀 ‘솝 파우더’와 아기쌀이 가진 전분 입자를 활용해 피부 자극 없이 유분기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한 ‘퓨어 세팅 팩트’ 등을 상품화했다.
싸라기의 변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서원대의 보육기업인 ‘아이디스픈’은 재고 처리가 마땅하지 않은 싸라기를 가루로 만들어 과자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쌀과자 ‘라이스 크래커’를 출시했다. 쌀과자지만 그냥 쌀이 아니라 싸라기를 이용한 푸드 업 사이클링 제품이다.
여기에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가는 아이들을 위해 남거나 처치 곤란한 식품을 활용해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장난감을 만들고 있는 푸드 업 사이클링 기업 (주)크리에이터스랩이 내놓은 교육용 키트 ‘라이스아트’도 눈에 띈다. 쌀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일부 깨지거나 작게 바스러진 싸라기에 식용색소를 입혀 만든 제품이다. 상품 가치를 잃고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는 싸라기가 예술활동의 소재로 탈바꿈한 것이다. 색색의 싸라기로 다양한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농가에서 노력했지만 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최근 심각해진 이상기후와 벼멸구 등 병충해 피해, 벼 재배면적 축소 등이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 쌀 생산량이 급감했고, 그만큼 싸라기도 증가했다. 버려지는 싸라기에 애가 탄다. 싸라기의 환골탈태(換骨奪胎), 싸라기의 ‘금싸라기’로의 변신이 간절한 이유다.
/bigkim@kwangju.co.kr
좋은 쌀과 맛있는 쌀밥에 대한 한국인의 자존심은 세계에서 으뜸이다. 하지만 재배기술과 도정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우수성을 자랑한다지만, 이 명성에 비해 도정 과정에서 생산되는 싸라기의 활용 방법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이들이 가장 처음 출시한 제품은 아기쌀 ‘클렌징 바(비누)’다. 싸라기에 대한 낯선 인식을 개선하고자 싸라기에 ‘아기쌀’이라는 귀여운 이름을 붙였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쌀의 미백, 진정 효과를 그대로 담아낸 제품으로 일반적인 클렌징폼을 사용할 때 생길 수 있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나 유해 성분 문제를 개선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클렌징 바를 분말 형태로 만들어 무르지 않고 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아기쌀 ‘솝 파우더’와 아기쌀이 가진 전분 입자를 활용해 피부 자극 없이 유분기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한 ‘퓨어 세팅 팩트’ 등을 상품화했다.
싸라기의 변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서원대의 보육기업인 ‘아이디스픈’은 재고 처리가 마땅하지 않은 싸라기를 가루로 만들어 과자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쌀과자 ‘라이스 크래커’를 출시했다. 쌀과자지만 그냥 쌀이 아니라 싸라기를 이용한 푸드 업 사이클링 제품이다.
여기에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가는 아이들을 위해 남거나 처치 곤란한 식품을 활용해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장난감을 만들고 있는 푸드 업 사이클링 기업 (주)크리에이터스랩이 내놓은 교육용 키트 ‘라이스아트’도 눈에 띈다. 쌀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일부 깨지거나 작게 바스러진 싸라기에 식용색소를 입혀 만든 제품이다. 상품 가치를 잃고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는 싸라기가 예술활동의 소재로 탈바꿈한 것이다. 색색의 싸라기로 다양한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농가에서 노력했지만 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최근 심각해진 이상기후와 벼멸구 등 병충해 피해, 벼 재배면적 축소 등이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 쌀 생산량이 급감했고, 그만큼 싸라기도 증가했다. 버려지는 싸라기에 애가 탄다. 싸라기의 환골탈태(換骨奪胎), 싸라기의 ‘금싸라기’로의 변신이 간절한 이유다.
/big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