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수명연장 ‘일방통행’…2차 수명연장 언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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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원전 수명연장 ‘일방통행’…2차 수명연장 언급까지
영광 한빛원전 수명연장 위한 2차 주민공청회 가보니
한수원, 형식적 답변…주민들 “의문점만 남아” 의견차만 확인
주민들 “방사선 영향 등 보완조치 없이 수명연장 절대 안된다”
2024년 09월 11일(수) 20:50
영광군 주민들이 11일 영광군 호텔 더스타 웨딩컨벤션에서 열린 한빛1·2호기 계속운전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주민공청회에서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한빛원전 1·2호기 수명연장을 위한 영광 주민공청회가 우여곡절 끝에 개최됐지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영광지역 주민들간의 이견차만을 확인하는 자리로 끝났다.

한수원 관계자들은 1차 수명연장이 결정되지 않았는데 10년 뒤 추가 2차 수명연장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지역민의 반발을 사는 등 불신을 자초하기도 했다.

11일 한수원은 영광군 영광읍 호텔더스타에서 한빛원전 1·2호기 수명연장을 위한 2차 영광 주민공청회를 개최했다. 1·2호기는 각각 2025년 12월, 2026년 9월 설계수명(40년)이 만료된다.

지난 7월 지역민과 환경단체의 반대로 무산된 1차 공청회에 이어 열린 이번 공청회에는 영광 주민 350여명이 참석해 끝까지 진행됐다.

하지만, 한수원이 수명연장 반대 목소리를 누르기 위해 행사를 폐쇄적으로 운영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환경단체와 타 지역 주민의 공청회장 입장이 불가능했다. 한수원측은 입장자들의 주소와 이름 등 개인정보를 모두 확인했다.

한수원은 “다른 뜻은 없으며, 장소가 협소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수원은 공청회 시작전 “주민공청회는 찬·반을 다투거나 주민 동의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며 주민 의견을 최종평가서에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주민 대부분은 사전 접수한 의견에서 가장 기본적인 안전에 의문을 제기했다. ‘수명연장 시 지역 내 방사능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궁금하다’, ‘노후화 돼 사고가 발생할 경우 주민은 얼마나 영향을 받게 되는가’,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등이다.

답변자로 나선 한수원 중앙연구원, 한빛본부 대외협력처 관계자 8명은 한 목소리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수명연장을 해도 현재와 방사선 양은 거의 같을 것”, “사고로 인한 영향은 심사지침에 의해 평가한다.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사업자인 한수원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밖에 없는 점 이해해달라. 정부(원자력안전위원회)에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으로 대신하겠다”고 답변했다.

수명연장을 반대해온 김춘태 영광군 홍농읍 비상대책위 상임위원장은 “방사선 영향평가 초안이 주민들이 이해하기 어렵고 주민과의 소통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동석 설비개선처 부장은 “이해하기 쉽게 작성하려 했으나 불가피하게 전문용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정원수 설비개선차장도 “그동안 법적인 부분에 치우쳐 있던게 사실”이라며 “불러만 주시면 언제든지 전문가들이 설명을 드리겠다”고 답변했다.

일부 주민들은 한수원의 답변에 “의문점이 남아있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주민들은 “주민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임에도 ‘질문이 너무 많다’는 등 질문권이 묵살당했다”면서 “형식적인 공청회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한수원 관계자가 2차 수명연장 가능성을 언급해 주민 반발을 샀다.

정원수 한수원 설비개선차장은 “미국의 경우 20년, 40년까지 수명연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2차 수명연장에 대한 부분은 1차가 끝나고 난 뒤에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주민들이 항의하자 정 차장은 “개인적인 의견일 뿐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돼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공청회에 앞서 환경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의견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한수원을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한수원은 주민이 요청한 전문가를 공청회에 참석시키겠다고 영광군과 합의했지만 묵살됐다”고 강조했다.

공청회 사회자와 좌장 선정에 관해서도 주민과 최소한의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단체는 지적했다. 한편 영광을 시작으로 오는 26일 고창에서 주민공청회가 열린다.

/영광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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