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방문화’를 통해 전통미와 여성의 삶을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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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방문화’를 통해 전통미와 여성의 삶을 돌아보다
정송규 개인전 ‘회억’ … 31일까지 무등현대미술관
2024년 08월 08일(목) 19:00
정송규 개인전 ‘회억’
지나간 일을 떠올리는 것을 ‘기억’ 또는 ‘추억’이라 한다. 기억과 추억은 지나온 일들에 대한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하지만 한편으로는 과거라는 시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과거를 현재로 소환해 예술을 매개로 재구성한다면, 과거는 현재화되며 미래로까지 이어진다.

‘회억’(回憶)은 바로 과거를 토대로 미래로 연결되는 순간까지를 상정한다. 무등현대미술관에서 오는 31일까지 열리는 정송규 개인전 ‘회억’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정송규 작가가 10여년 천착했던 ‘규방문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작가는 오랫동안 작품 주제로 연구했던 누드를 과감히 내려놓고 규방문화에 파고들었다.

조각보는 규방문화를 대표하는 소품이다. 자투리 천이 자아내는 독특한 아름다움과 분위기는 무엇에 비할 바 아니다. 얼핏 자투리라는 말에는 은연중 사물에 대해 낮춰 부르는 의도가 내재돼 있다. 그러나 자투리가 예술과 인문학과 만나면 무한한 상상력의 발원이 되기도 한다.

작품 속에 드리워진 다양한 모양의 자투리 색면은 과거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오늘에까지 이어지며 미래로 연계되는데, 자투리 색면이 지니는 생명력은 사물의 본체가 지닌 유한함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아우라를 발한다.

자투리 색면을 중심으로 펼쳐진 여성의 나신은 우아하면서도 고혹적이다. 작품은 여성의 삶을 기호화하는 동시에 다의적 가능성을 잉태한다. 한 땀 한 땀, 그리고 붓질 하나 하나가 만나 이뤄지는 화폭은 자연과 우주의 시간으로 전이되며 관람객에게 여성, 시간, 어머니, 생명 등 다채로운 키워드를 사유하게 한다.

한편 정송규 작가는 “동시대 ‘규방문화’를 통해 과거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회억하는 데 일차적인 의미가 있다”면서도 “나아가 여성과 어머니의 삶을 돌아보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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