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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함과 따스함에 깃든 맑은 서정
임병남 ‘외출’전 19일까지, 시립미술관 금남로 분관
2024년 06월 17일(월) 20:35
‘융프라우 설경’
조형성과 색채풍경의 조화.

임병남 작가의 작품은 정겹고 따스하다. 오랜 벗을 만난 듯 편안하면서도 여유롭다. 시간을 두고 한 자리에서 작품을 보면 지나온 시절의 추억과 풍경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작품이 지닌 힘이다.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 분관 전시실 풍경.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에서 19일까지 열리고 있는 임병남 ‘외출’전. 물감과 캔버스가 발현하는 마티에르는 소박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작가의 내면에 깃든 풍경들은 남도인, 한국인이라면 지나왔을 지난 시간의 흔적들일 것 같다.

단순화된 풍경과 사람 그리고 사물은 한데 어우러져 있다. 도드라지지 않고 배경은 배경대로, 인물은 인물대로, 자리를 차지해 하나의 작품을 이룬다. 버릴 것은 버리고, 생략할 것은 생략한 데서 오는 효과다.

‘외출’은 10년의 공백을 깨고 전시를 한 데서 붙여진 주제다. 모두 50여 점의 그림에서는 자신만의 심미안을 추구해온 작가의 오랜 내공이 느껴진다. ‘밝은 쓸쓸함’이랄까, ‘따스한 외로움’이랄까, 무겁거나 부정적인 감성과는 다른 담박한 아우라이자 맑은 서정이다.

전시실 정면에 걸린 ‘융프라우 설경’은 우리 산하, 남도의 풍경을 닮았다. 스위스 라우터브루넨 계곡에 솟은 봉우리이지만 이국적이지 않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우리나라의 설산 풍경을 화폭에 옮겨온 것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와 달리 ‘빨간 지붕’과 ‘유채마을’, ‘가을산’, ‘4월의 봄날’, ‘5월의 유채꽃’은 화사하면서도 담백하다. 본질을 추구해가는 작가의 여정이 그려지며 우리네 마음의 고향을 사유하게 한다.

신시호 학예사는 “무기교의 미학은 자연의 그것과 비슷하다”며 “작가가 보여주는 무심한 듯 단순한 조형과 시크한 색채의 표현은 영특한 어린아이의 감성과 같이 천진난만하다”고 평했다.

‘섬마을’
박광구 한국미협 광주지회장은 “작가는 많은 사람들과 사랑의 눈빛으로 소통하고 진지한 자세로 탐구적인 작업에 몰두하는 작품세계이기에 이번 전시를 통해 한층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리라 본다”고 전했다.

한편 임 작가는 조선대 미대와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서영대 디자인과 교수를 역임했다.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전, 무등미술대전 대상 등을 수상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