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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진상조사위, 요식행위 의견수렴이라니
2024년 02월 23일(금) 00:00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의 활동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엔 4년 간의 조사 내용을 담은 최종 결과 보고서(초안)를 공개하지 않은 채 관련 의견수렴에 나서 반발을 사고 있다.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진상조사위는 최근 광주시, 시교육청 등 6개 기관에 ‘진상조사위 종합보고서 중 국가에 대한 권고사항 관련 제안 요청’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종합보고서에 수록할 ‘국가에 대한 권고사항’을 작성하기 위해 광주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 광주시는 지난 16일 광주지역 26개 기관 및 단체에 “오는 29일까지 의견을 수렴해 제출하라”는 공문을 배포했다.

문제는 진상조사위가 오는 29일 보고서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는 데 있다. 이는 보고서 초안을 공개하지 않은 채 미리 의견을 받겠다는 얘기다. 게다가 광주시는 한술 더 떠 각 기관·단체에 최종 보고서 공개 예정일보다 앞서 의견 제출을 마치라는 공문까지 배포해 빈축을 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진상조사위 조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파악하려면 최종 보고서를 면밀히 살펴봐야 하는 데 의견제출 일자를 29일로 정해 물리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내용은 뒷전인채 절차만 보여주는 요식행위인 것이다. 진상조사위 활동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출범 이후 10개월이 지나서야 조사위원들이 활동을 시작했는가 하면 내부 위원간 소통 부재로 갈등을 겪기도 했다.

미완의 5·18 과제에 대한 진상규명 책무를 맡은 진상조사위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는 자못 크다. 진상조사위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건 지역사회를 기만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진상조사위는 최종 보고서 제출시한까지 폭넓은 의견을 청취해 ‘5월의 진실’을 규명하는 역사적 책무를 다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