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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막혀…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정산도 늦춘 한전
의무이행기관·민간발전사 등에 정산 연기 요청 공문 발송
치솟는 REC 가격에 부담 증가…의무 공급비율 13%로 하향
2023년 12월 05일(화) 20:37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한전 본사 전경.<광주일보 자료사진>
재정난에 빠진 한국전력이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RPS)에 따라 발전기업이 생산한 REC를 구입해야 하는데, 약 200조원 가까운 부채로 재정난에 빠지면서정산 지연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한전 등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9월 RPS 의무이행기관 25곳과 민간발전사 등에 REC 정산을 미뤄달라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보냈다.

RPS란 정부가 신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주로 발전사업자에게 부여된다. RPS 의무를 지닌 발전사업자는 신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건설해 공급 의무비율을 맞추거나 전력시장에서 REC를 구매해 할당량을 채운다. REC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를 공급한 사실을 증명하는 인증서이자 에너지 거래 단위이기도 하다.

500㎽ 이상 대규모 발전사업자가 RPS 공급의무자가 되는데, 현재 한국수력원자력과 남동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등 한전 발전 자회사 6개와 공공기관 2개, 민간발전회사 17개 등 총 25개가 대상이다.

의무이행기관들은 RPS 의무공급 비율을 달성하면, 한전에 전력거래소를 통해 RPS 의무이행 비용을 청구, 지급 받을 수 있다. 한전은 전기요금에 포함된 기후환경요금으로 이를 보전하고 있는데 자금 유동성이 떨어지면서 당장 대금을 지급하기 어려워 정산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전은 지난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자금 유동성이 떨어져 자금 조달과 재정 안정화에 시간이 필요한 상황으로 RPS 의무이행기관에 REC 정산을 지연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026년까지 RPS 의무 공급비율을 25%까지 잡고 있었지만, 그 시기를 2030년까지 연장한 배경에 한전의 좋지 않은 재정 상황이 깔려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올해 14.5%이던 RPS 의무 공급비율은 13%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치솟고 있는 REC 가격도 한전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올해 REC 상한가는 6만9000원으로 정해졌지만, 지난 10월 31일 REC 현물시장에서 평균가 7만8641원, 11월 31일에는 평균가 7만9414원에 거래됐다. REC 가격 상승은 부족한 공급 때문이다.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수요는 높아지고 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RPS 의무 공급비율이 하향된 데다, 태양광 신규허가 건 수도 줄어 공급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태양광 허가도 줄였고, 전력망도 부족해 REC를 생산하더라도 보낼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7일 한국에너지공단은 RPS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25개 RPS 의무이행기관에 국가 REC 매도를 통해 REC 가격 안정화를 예고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