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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동지역주택조합 사기사건] 추진위원장 “돈 만들 곳은 광주 밖에 없다”
판결문으로 드러난 사기 사건
사적 계좌로 돈 받고 이중분양…81억 가로채
2023년 11월 23일(목) 21:05
/클립아트코리아
‘조합원 가격으로 아파트를 분양 받게 해 주겠다’며 125명에게 81억원을 받아 챙긴 일당의 범행은 초창기부터 계획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주택조합(지주택) 대행사 회장인 A(72)씨는 지산동 일대에 신축아파트를 건설할 목적으로 지산동지역주택조합 추진위를 설립해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A씨는 대행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B(50)씨, 아들 C(50)씨와 함께 2016년 6월 홍보관을 세워 지주택 조합원을 모집하고 한 달 뒤 자신들의 대행사와 업무대행용역을 체결했다.

평택, 군산 등에서 재개발 사업을 추진 하던 A씨는 자금 부족 등으로 채무가 늘자 “돈을 만들 곳은 광주밖에 없다”면서 “분양가의 10%를 할인 하는 조건으로 신탁회사 계좌가 아닌 추진위 계좌 등으로 분양대금을 받아라”는 취지로 B씨와 C씨에 말했다.

이에 따라 B씨는 이미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는 동 호수 중 일부를 무작위로 지정해 ‘지주세대 지위승계·부적격 세대나 임의세대 조합원으로 가입시켜 주겠다’며 조합원 모집 대행업체 본부장을 속여 신탁회사가 아닌 추진위나 개인계좌로 분담금을 받았다. 이 금액은 부족한 홍보관비용과 토지 용역비 등에도 사용됐다.

이들은 ‘이미 조합원이 계약한 동 호수임에도 불구하고 비어 있다’고 속여 조합원 모집업무대행 업체 본부장과 분양대행사 직원들에게 이중계약을 하게 만들었다.

피해자들에게는 프리미엄(기존 계약자에게 주는 돈)을 줘야 한다고 속여 개인 계좌로 돈을 받기도 했다.

또 주택조합과 대행사 명의로 자금집행요청서를 신탁회사에 제출하면 별다른 심사 없이 자금을 집행해 주는 것을 악용해 조합비를 가로챘다.

이같은 혐의로 검찰은 A·B·C씨와 조합모집대행용역 계약을 맺은 업체 관계자 5명 등 총 8명을 재판에 넘겼다.

광주지법 형사10단독(판사 나상아)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72)씨 등 피고인 4명에게 징역 6월~1년 6월을 선고했고, 조합원 업무대행업체 팀장에게는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피고인 3명에 대해서는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상당 기간에 걸쳐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횟수나 금액도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