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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삼합·키조개거리로 전남 식도락 여행의 중심 꿈꾼다
[전남 혁신 어촌의 ‘바다 이야기’ <9> 장흥 수문어촌계]
우리나라 첫 키조개 양식장 개발
전국 생산량의 70~80% 차지
청정해역 갯벌생태산업특구 지정도
키조개거리 조성 등 관광 활성화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 도움으로
‘키조개 스낵’ 개발해 판매 나서
2023년 11월 15일(수) 18:55
수문마을은 산, 들, 바다를 한 데 담은 청정마을로 ‘장흥 삼합’ 키조개의 본고장이다. 1990년대 전까지만 하더라도 물고기가 다니는 길목에 그물을 쳐놓고 서대나 병어, 갯장어, 잡어 등을 잡아 생계를 꾸렸지만, 키조개 양식을 도입하면서 키조개 주산지이자 어촌체험마을로 성장했다. 사진은 수문마을 전경.
장흥 수문마을은 우리나라 대표 키조개 산지다. 서남해안 갯벌 보전지구로 지정될 만큼 청정갯벌을 자랑하며 영양분이 풍부해 어패류 최적의 생육 환경을 갖췄기에 전국에서 유일하게 금어기 없는 키조개 양식장이 있다. 키조개는 초가을에 20cm 미만의 종패를 바다에 이식한 후 수확까지 평균 2년이 소요된다. 수심 30~40m의 모래나 펄에 묻혀 살며, 식물 플랑크톤을 먹으며 자란다. 거친 물살을 견디고 자라 살이 실하고 쫄깃하며 타우린 철분이 다량 함유돼 빈혈 예방, 면역력 증강 등 맛과 영양이 응축된 바다의 검은 보석이다.

장흥 수문이 유명해진 것은 2004년 마을 주민들과 당시 국립수산과학원 장흥수산사무소가 함께 우리나라 최초로 키조개 양식어장 200ha를 개발하면서부터다. 1990년대 후반부터 어민들 일부가 1년생 종패를 가져와 바다 속에 하나하나 심는 방식으로 시범 생산을 해온 것이 그 계기가 됐다. 17년이 지난 2021년 수문 앞바다 득량만에서는 전국 키조개 생산량의 70~80%를 차지해 ‘키조개 마을’로 불리고 있다.

5월에 잠수부들이 심해에 들어가 직접 채취하는데, 그 시기에 맞춰 수문해수욕장에서 키조개 축제를 열고 있다. 지난해 150만미를 수확, 그 절반은 일본으로 수출할 정도로 인기다. 마을에 부흥을 선물한 효자 수산물 키조개는 쇠고기, 표고버섯과 함께 장흥 삼합의 재료로 알려져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키조개 외에 새꼬막, 바지락, 낙지도 나온다. 특히 4~5월이 제철인 바지락은 맛이 월등해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어촌계 바지락어장 10.5ha에 어가당 하루 22kg을 채취할 수 있는데, 캐기도 전에 판로가 정해져 있을 만큼 인기가 좋다. 마을 곳곳에 바지락 회무침, 키조개 관련 음식점들이 즐비해 자연스럽게 음식특화거리가 조성됐다. 키조개, 바지락 소문을 듣고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여기에 2021년 어촌 뉴딜 300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수문항을 정비하고, 어판장에 공동작업장까지 설치해 전국의 식도락가들이 장흥 수문의 키조개와 바지락을 맛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수문항을 중심으로 기존 음식특화거리, 해수욕장, 수문랜드 등을 한 데 엮어 장흥의 식도락 여행지로 비약하겠다는 목표다.

어촌계가 활기를 띠면서 귀어인도 꾸준히 늘고 있다. 240가구(360여명) 가운데 18가구가 최근 3년 내에 타 지역에서 이주했다. 매년 전남귀어귀촌지원센터와 연계해 귀어인 유치 프로그램에 참여할 만큼 적극적이다. 영양분이 풍부한 진흙 갯벌 덕분에 키조개만이 아니라 바지락, 새꼬막 등까지 다양한 패류가 생산되면서 수문마을은 2015년 18만 명을 정점으로 매년 관광객이 10만 명 이상 찾는 전남 식도락 여행의 중심이 되고 있다. 마을 내에는 키조개 구이, 키조개 탕, 키조개 삼합, 바지락 비빔밥 등을 파는 음식점들이 집적된 음식거리가 조성돼 있다.

장흥 수문 어촌계는 지난 9월 23일 전남도와 전남귀어귀촌지원센터가 주최한 ‘2023 전남 귀어스몰엑스포’에 참가해 귀어를 희망하는 도시민들을 상대로 귀어 조건, 일자리, 빈집 등을 소개했다.
이 같은 수문의 성장·발전은 수문 어민들의 갯벌 보호 및 생산물의 질 유지·보존을 위한 노력, 장흥군의 10년 이상 계속되는 집중적이며 효율적인 투자,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 등 중간조직의 6차 산업화 지원 등이 어우러진 결과다.

지난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는 수문마을 앞바다인 득량만을 전국 최초로 청정해역 갯벌생태산업특구로 지정했다. 장흥군이 2015년부터 2년간 청정해역 특구를 지정받기 위해 현장조사와 분야별 분석, 연구원 회의, 지역민 공청회를 여는 등 분위기를 조성해온 것이 주효했다. 특구 지정과 함께 장흥군은 생태복원사업, 생산기반 확충사업, 유통·체험활성화 등 3개 분야 10개 단위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와 함께 키조개 6차 산업화에 나서 ‘키조개 스낵’을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개발해 판매중이다. 키조개 가격이 하락할 때 냉동했다가 이를 젊은층들에게 인기 있는 스낵으로 만들어 팔아 소득 향상에 나선 것이다. 어촌이 미래 지속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도시 등 외지로부터 새로운 인력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이 유통·관광·서비스 등에 종사하면서 어촌에 활력을 넣어줄 것이다.

이러한 소득 향상을 위한 노력들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민 간 단합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삼식 어촌계장의 진단이다. 소득이 증가하고, 외지인들이 새롭게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어민 간 갈등·마찰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사진 제공=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