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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래경 혁신위원장 9시간만에 사퇴 ‘후폭풍’
과거 ‘천안함 자폭’ 발언 논란…비명계, 이재명 대표 ‘부실 검증’ 지적
여권에 정치공세 빌미 제공 비판도…혁신위원장 인선 장기화 가능성
2023년 06월 06일(화) 20:15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지난 5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원내대책단 출범식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래경 신임 혁신위원장이 임명 9시간 만에 ‘낙마’하면서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당장, 이재명 대표 리더십에 적지않은 상처가 난 것은 물론 그동안 잠복됐었던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 진영의 내부 갈등을 촉발시키고 여권에 정치 공세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기에 혁신위원장 선임 및 혁신위 구성도 자체 검증 및 내부 논의 과정 등을 피할 수 없게 되면서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오전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 위원장을 당 혁신기구 수장으로 임명했다고 직접 발표한 데 이어, 당 쇄신에 관한 전권을 위임하겠다고 밝혔다. 당 안팎 추천을 통해 본인이 최종 결단한 인선이었으나 한나절 만에 이 위원장의 자진 사퇴로 ‘없던 일’이 됐다. 이재명 대표와 친명 지도부 등은 ‘부실 검증’의 비판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또 혁신위원장 인선을 놓고 지도부와의 충분한 논의보다는 일방 통보 성격이 강했다는 점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다.

민주당 안팎의 혁신위원장 ‘임명 철회’ 요구는 이 대표의 발표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천안함 자폭’과 각종 음모설 등 과거 이 위원장의 ‘과격’ 발언들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면서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특히 ‘천안함 자폭’ 발언은 여론 반발이라는 인화성이 어느 사안보다 크다는 점에서 우려가 증폭됐다.

여기에 그가 지난 대선을 전후해 이 대표를 공개 지지한 사실까지 알려지자 비명(비이재명)계의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비명계 일각에선 “친명(친이재명) 혁신위를 꾸리려는 것이냐”, “이재명 사당화하려는 속셈이냐”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 대표 측에서는 그가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측 인사라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논란이 된 과거 발언 역시 “당 외부인이자 자유인으로서 한 말로 특별히 문제 될 게 없다“(권칠승 수석대변인)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오히려 확산했다.

설상가상 권 수석대변인은 이 위원장의 ‘천안함 자폭’ 발언과 관련해 기자들과 질의 응답을 하는 과정에서 “부하를 다 죽인 천안함 함장은 무슨 낯짝으로 그런(이 위원장의 해촉) 얘기를 했나”라고 반문했다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민주당의 실축에 국민의힘은 총공세에 나섰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6일 논평에서 이 이사장 인선을 두고 “민주당의 혁신이 아무리 급하다지만 어느 때보다 신중했어야 함에도 상식 밖의 인물로 이미 국민께 상처를 줬다”고 지적했다. 또 “게다가 사태를 수습한다면서 천안함 폄훼도 모자라 막말까지 한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천안함 장병들과 유족분들은 물론 국민을 향해 대못을 박았다”며 권 수석대변인 사퇴와 이재명 대표의 사과를 주장했다.

이 위원장이 스스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당 쇄신 작업을 이끌 혁신위 출범은 또 한 번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 보유 논란’ 등 잇단 악재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혁신위 구성 카드로 활로를 찾는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혁신위 구성의 첫 단추인 위원장 후보군에 오른 인사들 상당수가 고사하면서 ‘의총 결의’ 후 보름이 지나도록 구인난에 시달렸다. 이런 상황에서 이래경 이사장이 ‘부실 검증’ 논란 속에 한나절 만에 낙마하면서 위원장 인선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특히, 비명계에서는 이번 낙마 사태로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리더십 문제를 재차 부각할 것으로 보여 해묵은 계파 갈등도 재현할 조짐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친명 인사를 혁신위 수장에 임명, 내년 총선에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정치적 욕심이 불러온 결과”라며 “이 대표는 물론 핵심 참모 그룹의 무능이 드러나면서 혁신위 구성이 산으로 가지 않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