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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당나귀’ 주인-주민 합의했다는데…동물 학대 논란
“하반기 옮기고 안되면 성대 제거” 약속
2023년 06월 04일(일) 20:10
당나귀 울음 소리로 주민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는 보도<광주일보 5월 26일자 7면>와 관련해 일부 피해 아파트 주민과 당나귀 소유자가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합의내용에 당나귀를 옮기지 못할 경우 당나귀의 성대를 제거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동물 학대 논란이 예상된다.

광주시 북구 중흥동의 한 아파트단지 각 동의 엘리베이터에 최근 ‘당나귀 울음소리와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공고문이 게시됐다.

공고문에는 ‘지금 당장 당나귀에 입마개를 씌워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올 하반기 당나귀를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는 당나귀 주인의 약속도 적혀있다.

당나귀 우리 근처에 예정돼있는 도로공사가 시작되면 당나귀를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다만 해당 공고문에 ‘그때에도 당나귀를 옮기지 못할 사정이 있을 때는 성대수술을 해 더 이상 주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약속했다’는 내용도 있어 동물학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동물단체 관계자들은 당나귀의 거주 여건을 바꾸지 않고 당나귀의 신체를 불필요하게 제한하는 것은 명백한 동물학대라고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물보호단체인 ‘가치보듬’ 조경 대표는 “성대제거 수술 등은 수의학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행해져야 한다”며 “시끄럽다는 이유로 성대를 제거하는 것은 동물복지 기준인 동물 5대 자유 중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동물학대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이어 “동물이 단순히 소리를 낸다고 하루종일 입마개를 착용시키는 것 또한 심각한 동물학대다”며 “당나귀 우리에 소음 방지 장치를 설치하거나, 우리를 민가와 떨어진 곳으로 옮기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천홍희 기자 str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