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 유제관 편집담당1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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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 유제관 편집담당1국장
2023년 04월 21일(금) 00:30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은 B와 D 사이에 있는 C다.”고 말했다. 여기서 B는 탄생(birth)이며 D는 죽음(death), 그리고 C는 선택(choice)이다. 인생은 탄생과 죽음 사이 선택의 연속이라는 의미다.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선택을 하면서 살아간다. 점심시간에 비빔밥을 먹을 것인지 짜장면을 먹을 것인지, 휴일에 등산을 할지 스포츠 경기를 보러 갈지도 선택의 영역이다. 입시와 취업, 결혼, 이사 그리고 취미, 모임, 쇼핑 등 삶의 대부분이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비빔밥을 먹고 나서 ‘짜장면을 먹을 걸’ 하고 후회도 하지만, 이것 또한 스스로 선택한 일이다. 이런 선택이 모여서 결국 한 사람의 인생이 된다.

일상의 선택에 정해진 운명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그래서 사르트르는 말한다. “인생에 선험적 의미란 없다.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건 당신이고, 당신이 선택한 의미가 곧 인생의 가치다.” 그는 또 “실존은 본질에 앞서기 때문에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선택하고 창조한다. 타인이 아닌 자신의 욕망에 따라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고 했다.

광주일보는 어제 창간 71주년 특집으로 ‘22대 총선 누가 뛰나’를 다섯 개 지면에 편집했다. 국회의원 총선거를 1년 앞두고 광주·전남 18개 지역구별 출마 예정자를 소개해 독자들이 선택할 후보를 미리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 한다. 따라서 선거의 주체는 후보자가 아닌 유권자다. 그러나 광주·전남에서는 특정 정당의 지지세가 높아 정당 경선이 곧 본선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유권자의 선택 기회를 제한해 민의가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정당의 후보 선출에서부터 본선까지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정치를 외면한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고 경고했다. 우리는 지금,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방관하면 타인의 선택에 의해 내 삶이 어떻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아프게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유제관 편집담당1국장 jk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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