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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원씨 31일 5·18묘지 참배…전씨 일가 첫 ‘사죄 행보’
유족·피해자도 직접 만나…당분간 광주 머물며 5·18 관계자 만나
오월단체 “공개 사죄 용기있는 일…더 많은 사죄·양심고백 이어지길”
2023년 03월 30일(목) 19:45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30일 오전 광주시 서구 치평동의 한 호텔 앞에서 취재진에 인사를 하고 있다. /천홍희 기자 strong@kwangju.co.kr
전두환 손자 전우원(27)씨가 31일 5·18 광주 학살로 피해를 입은 광주시민에게 사죄한다. 5·18 학살 주범으로 꼽히는 전두환 직계가족이 5·18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첫 사례다.

30일 5·18기념재단과 공법3단체(5·18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에 따르면 전씨는 31일 오전 10시 광주시 서구 치평동 5·18기념문화센터를 찾아 5·18 유족과 피해자를 직접 만날 예정이다.

이날은 먼저 전씨가 광주를 방문한 목적과 심경을 밝힌 뒤, 정성국 5·18공로자회 회장이 공법3단체 대표로 나서 전씨 사죄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5·18 유족 및 피해자 대표 3명도 이날 전씨를 직접 만나 각자 겪었던 5·18의 기억을 밝히고 심정을 전한다.

이들은 공법 3단체에서 각각 추천한 이들이다. 유족회 대표로는 고교생 시민군으로 활약한 고(故)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인 김길자 여사가 참여하며, 항쟁 당시 부상 당한 시민군이나 학생을 버스에 태워 병원으로 옮기다 계엄군 집단 발포에 총상을 입은 김태수씨가 부상자회 대표로 참여한다. 또 항쟁 이후 상무대에 55일간 구금돼 폭행·고문에 시달렸던 김관씨도 공로자회 대표로 자리한다.

전씨는 5·18기념공원에 있는 추모승화공간도 들른다. 이곳에는 5·18 피해 보상을 받은 사망자와 부상자, 행방불명자 등 4296명의 이름이 적힌 명패가 전시돼 있다.

이후 전씨는 5·18기념재단 차량을 타고 11시 30분까지 광주시 북구 망월동 5·18민주묘지로 이동해 헌화 및 참배할 예정이다.

전씨는 5·18 첫 희생자인 고(故) 김경철 열사의 묘, 공식 사망자 중 가장 어린 고(故) 전재수(11살·광주 효덕초 4년)군의 묘,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한 행방불명자 묘역을 차례로 참배한 뒤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전씨는 공식 일정 이후로도 당분간 광주에 머물며 기자회견·인터뷰를 하거나 5·18 관계자를 만나 사죄 행보를 이어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월 단체들은 “공개 사죄를 결심한 것은 용기 있는 일이며, 따뜻한 마음으로 사죄를 받아들이겠다”고 입을 모았다.

정성국 5·18공로자회 회장은 “자기 가족들을 대표해 그동안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죄하러 광주까지 찾아온 것이 가상하다”며 “따뜻한 마음으로 사죄를 받아들이고 대화의 장을 갖춰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죄를 계기로 더 많은 사죄와 양심고백이 이어지길 바란다는 목소리도 컸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전두환은 잘못을 인정 않고 뻔뻔하게 왜곡을 일삼은 채 사과 없이 죽었지만, 그 짐은 결국 후손들이 지게 된다는 것을 보여 준 상징적인 사례다”며 “이번을 계기로 정호용을 비롯해 진상규명에 동참 않은 다른 당사자들도 양심고백 및 사죄하고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