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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층 - 최권일 정치부 부국장
2023년 03월 29일(수) 00:30
특정 정당을 선호하지 않는 유권자들을 총칭해 ‘무당층’(無黨層)이라고 한다. 다른 말로 ‘부동층’(浮動層) 또는 ‘숨은 표심’ 등으로 일컫기도 한다. 이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나 혐오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하는 정당이 없거나 지지 정당을 밝히지 않는 무당층이 늘어가고 있다. 애초 정치에 대한 무관심으로 어떤 정당도 선택하려고 하지 않는 전통적 무당층도 있지만, 대부분의 무당층은 진보와 보수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적 성향을 보인다. 이념적 색채 보다는 사안별로 실용적 판단을 내린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연령별로는 18∼29세의 무당층 비율이 급등했다.

무당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상당수 국민이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혐오감이 커지면서 등을 돌리거나 멀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여야가 죽기 살기로 사사건건 대립하는 것도 모자라 강성 지지층만을 바라보는 ‘팬덤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피로감을 느끼는 중도층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여당인 국민의힘은 ‘친윤’(친윤석열)과 ‘비윤’(비윤석열)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로 나뉘어 당내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점도 각 당의 전통적 지지층들을 무당층으로 돌아서게 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민생 경제는 힘들어지는데 당내 계파 간 권력 다툼에, 타협과 설득·공감 없는 여야의 정치에 신물이 난 유권자들이 정당 지지를 철회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지역에서도 무당층 비율이 민주당 지지율을 상회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지역 정치권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무당층들은 선거에서 특정 진영에 표를 몰아주지 않고 정치 상황과 이슈에 따라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작금의 정치권 상황으로 인해 잠시 지지 정당을 철회한 무당층의 표심이 1년 앞으로 다가온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이제라도 정치권이 정쟁과 계파 정치에서 벗어나 소신과 타협, 설득과 공감으로 국민에게 실력을 보여 줬으면 한다.

/최권일 정치부 부국장 c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