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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끌던 ‘생활형 숙박시설’ 애물단지 전락
광주·전남 8000여 객실 중 일부만 숙박영업하고 대부분 실주거용
주택법 적용 안돼 우후죽순…규제 완화에도 추가 주차장 조성 어려워
시설 몰린 여수서 주차장 조례 개정 촉구 속 10월 단속 예고 날벼락
2023년 03월 23일(목) 21:10
/클립아트코리아
광주·전남에서 아파트 대체재로 인기를 끌던 ‘생활형숙박시설’(생숙)이 부동산 침체 등의 이유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주거용으로 사용이 불가능한 생숙은 오는 10월까지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 용도변경을 할 수 있게 했지만, 추가 주차장 조성 등 시설 개선이 힘들어 사실상 용도변경은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결국 모든 피해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불법으로라도 실주거용으로 사용하려고 앞다퉈 청약에 나선 지역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23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에서 생숙으로 건축허가를 받은 곳은 160개소 6174객실에 달하지만, 9.26%(572객실)만이 숙박업 영업신고를 하고 운영중이다.

숙박업 영업허가를 받지 않은 생숙은 미분양이 됐거나, 대부분 실주거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생숙은 호텔과 주거용 오피스텔을 합친 상품으로 장기투숙 수요에 대응해 취사가 가능한 숙박시설로 2012년부터 도입됐다. 분양받은 사람이 전·월세 임대 계약을 맺어 임대 수익을 내거나 호텔·콘도처럼 숙박 시설로 운영하도록 한 것이다.

결국 건축법상 공중위생관리법에 해당돼 숙박업 신고가 필요한 시설이며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없지만, 아파트를 분양받지 못한 지역민들은 적법한 용도변경 없이 주거용 건축물로 사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주택법 적용을 받지 않아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누구나 분양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내집 마련의 꿈을 꾸던 지역민들은 불법인줄 알면서도 생숙에 몰렸다.

또한 숙박시설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주택수에 포함되지 않아 종합부동산세 비과세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없다. 여기에 분양가가 저렴하고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아파트 대신 반사이익으로 인기를 누렸다. 이런 인기 탓에 기존 건축물들도 생숙으로 용도변경을 하는 사례까지 생겨났다.

광주에선 6동 662객실이 생숙으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건축중인 생숙은 6동에 1414객실로 이중 1078곳이 숙박업 영업허가를 받았다.

특히 여수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수에는 총 4915객실의 생숙이 운영중이지만, 단 5.55%(273객실)만이 숙박업 영업을 신고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불법사용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자 정부는 올해 10월 14일까지 생숙을 (주거용)오피스텔로 전환하기 위한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했지만, 정작 전환 조건을 맞추기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오피스텔은 복도 폭이 1.8m 이상 이어야 하는데 생숙은 이보다 좁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배연설비와 방화 유리창호도 현재의 인허가 기준을 적용하면 용도변경이 가능한 생숙이 드문 실정이다. 주차장 기준도 오피스텔에 맞추려면 기존보다 2배 가량 늘려야 하지만 이럴 경우 건물을 뜯어내야 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생숙 주민들의 주장이다.

정부는 10월까지 용도변경을 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두고 유예기간이 지난후엔 숙박업 신고 없이 주거용으로 사용할 경우 해마다 매매 시세의 10%까지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여수에서는 생숙 입주민들이 조례 개정을 통한 규제완화를 요구하고 나섰고 정치권이 동조하면서 특혜시비까지 불거지고 있는 형편이다.

여수시민협 관계자는 “여수시의회가 주차장 조례 개정을 통해 생숙 입주자들에게 규제를 완화해 준다면 특혜 시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여수시도 법과 원칙에 맞는 내부 방침을 세워 정확한 공식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