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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 “셔틀외교 재개 공감”
일, 수출규제 조치 해제
한, WTO 제소 취하 합의
화이트리스트 회복 논의
2023년 03월 16일(목) 19:35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확대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6일 양국 정상이 정례적으로 상대국을 방문하는 ‘셔틀 외교’를 재개하자는데 공감대를 이뤘다.

특히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일본은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해제하기로 하고, 한국 정부는 일본 측의 3개 품목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찾은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50분부터 도쿄 총리관저에서기시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23분간 극소수 인사만 참석하는 소인수 회담을 진행한 뒤 곧바로 확대회담을 이어갔다.

먼저 기시다 총리가 확대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한일 관계의 새로운 장을 함께 열 기회가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일 정상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셔틀외교를 재개하는 데 일치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한일 양국 협력을 위해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정부 간 의사소통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해 “심각한 도발 행위”라고 비난한 뒤 이런 상황에서 한일, 한·미·일 공조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께서 말씀하신 양국의 셔틀외교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며 “긴밀히 소통하면서 한일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또 “그간 여러 현안으로 어려움을 겪던 한일관계가 새롭게 출발한다는 것을 양국 국민들께 알려드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한국과 자유·인권·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일본은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반이 된 자유민주주의 가치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지금 양국의 협력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오늘 아침 도쿄로 출발하기 전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서 보듯이 날로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평화와 안정에도 큰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서로 긴밀히 공조하고 연대해 이러한 불법적인 위협과 국제 사회 난제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며 “회담에서 그간 정체된 한일관계를 협력과 상생 발전의 관계로 전환할 수 있는 유익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일본이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해 취한 수출규제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 6일 한일 정부가 수출규제 현안 원상회복을 위한 양자 협의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14∼16일 일본 경제산업성(경산성)과 제9차 한일 국장급 수출관리 정책 대화를 개최했다. 공식적으로는 한일정상회담 당일인 이날 오전까지 사흘에 걸쳐 정책 대화가 이뤄졌지만, 주말을 포함해 비공식 협의를 긴밀하게 이어왔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한일 정부는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백색국가 리스트) 조치에 대해서도 조속한 원상회복이 되도록 긴밀히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산업부는 이번 합의를 ‘한일 공조의 주춧돌’로 표현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일본 도쿄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이번 합의는 단순히 수출규제 조치 해소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한일 간에) 신뢰 구축의 첫발을 내딛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일본은 한국 대법원이 2018년 10월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피고 기업이 배상하라는 확정판결을 내리자 이에 반발해 2019년 7월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섰다. 이들 3개 품목은 한국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 중요한 소재다.

일본은 같은 해 8월에는 화이트리스트에서도 한국을 배제했고, 이에 한국은 그해 9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WTO에 제소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