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화 - 유제관 편집담당1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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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축구화 - 유제관 편집담당1국장
2023년 03월 10일(금) 00:30
‘독일 축구화 발에 맞을까’ 2014년 신문 스포츠면의 제목이다. 한국 축구 새 사령탑에 독일 출신 슈틸리케 감독이 선임되자, 독일식 축구가 한국에 접목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은 제목이었다. 슈틸리케는 취임 초반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중국 창사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0-1로 진 ‘창사 참사’ 이후 퇴출됐다. 무엇보다 전략 부재와 패배의 원인을 선수 탓으로 돌리는 발언으로 신뢰를 잃었다.

그제 취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축구의 역대 아홉 번째 외국인 감독이자 슈틸리케에 이어 두 번째 독일 출신 감독이다. 선수 시절 세계 축구사에 길이 남을 활약으로 언론의 평가는 일단 호의적이지만 전문가와 팬들의 여론은 그리 좋지 않다. 지금까지 나타난 클린스만 축구는 볼 소유와 패턴 플레이 그리고 공간을 넓게 쓰며 공격적으로 전방을 압박하는 현대 축구의 트렌드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전술적인 부분에서 불안하고 무책임하게 행동하며, 국내 리그의 유망주를 발굴하고 키우는 데 소홀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외국인 감독이 선임될 때마다 부정적인 평가는 항상 있어 왔다. 벤투는 포르투갈 감독 때 선수들과의 불화가 약점이었고,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히딩크에게는 레알 마드리드 등의 팀에서 잇따라 경질됐던 전력이 부각되기도 했다.

클린스만은 아시안컵 우승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24일 울산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통해 한국 감독 데뷔전을 치른 뒤, 28일엔 서울에서 우루과이와 평가전에 나선다. 다행히 헤어초크 코치의 합류로 전술 부분은 크게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한국 축구는 대표 팀 감독부터 기술위원장까지 모두 독일인이다. 독일은 지난 두 번의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월드컵에서 4회 우승을 달성한 최고의 축구 강국이다. 그래서 영국의 전설 리네커는 “축구는 22명이 90분간 공을 쫓아 달리다가 결국엔 독일이 이기는 스포츠다”라고 했다. 클린스만의 축구화는 한국 선수들의 발에 맞을까? 이번 달 두 차례 평가전에서 클린스만호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유제관 편집담당1국장 jk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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