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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지방 막을 수 없나] 인프라 부족·우수 인력 떠나 … 산학 연계 시스템 강화를
<4> 광주·전남 기업 유치 어려움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줘도 교통·물류 ‘지방의 벽’ 못 넘어
기업도시 여건 먼저 갖춰야 사라지는 지방 막을 수 없나
2023년 01월 30일(월) 19:05
30일 오후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도서관에서 한 학생이 취업정보 게시물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며 살펴보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수도권을 제외한 각 지역 광역·기초단체들이 앞다퉈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자체들이 기업 유치를 통해 고용창출과 지역내 총생산 등 지역 경제지표를 크게 높일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도 기업유치를 위해 세제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주며 기업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지방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좀처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외 대기업들이 사회기반시설이 미흡한 지방으로의 이전 계획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광주·전남의 경우 교통·물류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이 다른 지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데다, 젊고 우수한 인력이 수도권 등지로 빠져나가면서 인력 확보에 어려움도 있어 기업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국내외 기업들을 유인할 수 있는 사회기반시설 투자와 함께 지역에 우수한 인재들을 양성할 수 있도록 산학 연계시스템 등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산업 중심 투자유치에 조례개정까지 ‘혼신의 힘’=광주시는 지난 민선 7기부터 신산업 분야 기업의 투자유치 활동에 적극적이다. 광주의 미래먹거리 산업인 인공지능과 자동차, 미래모빌리티, 에너지 등 미래 신산업 및 주력산업 중심의 기업 유치로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그 결과 광주시는 2020년 52개 기업과 투자유치 협약을 맺었고, 이 가운데 50%인 26개 기업이 투자를 완료했거나 진행중이다. 2021년에는 58개 기업이 광주에 투자유치를 하겠다고 협약했지만, 이 가운데 절반에도 못 미치는 24개 기업만이 투자 완료 및 투자를 진행중이다. 지난해는 29개 기업이 투자협약을 했지만, 2개 기업만이 투자를 진행하는 등 직접 투자로의 연결이 미진하다.

수도권 등 타 지역 기업들이 광주의 미래 신산업에 대한 기대로 투자협약을 진행했지만, 지리적 여건과 인재 풀 등의 이유로 투자 진행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남도는 지난해 지리적 여건, 교통 인프라 등 열악한 기업 유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투자유치 전략을 바꿔 조례에 담았다.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 지방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괜찮은 일자리 창출은 힘들 수 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동안 수도권 내 경제자유구역에서는 외국인 투자기업에만 공장의 신·증설을 허용하고 국내 복귀기업에 대해서는 불허했지만, 앞으로는 국내 유턴기업에도 신·증설을 허용하게 된다. 전남도가 ‘투자유치 보조금 지원제도 개선 계획’을 마련하고 조례를 개정한 이유다.

◇사회기반시설·인력 확보 등 인프라 부족은 여전한 ‘걸림돌’=지난해 전경련이 국내 매출액 상위 기업 15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89.4%가 지방 이전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방 이전 장애요인으로 시간·비용 증가 등 교통·물류 애로(23.7%)와 인력 확보난(21.1%)을 꼽았다.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데다, 인력 풀까지 충분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굳이 지방 이전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전 희망지역을 묻는 질문에는 대전·세종·충청권이 55.3%로 과반을 차지했고, 이어 부산·울산·경남이 16.4%였다. 반면, 광주·전라지역은 6.6%에 그쳤다.

지난달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연 지역경제 세미나에서도 이 같은 점이 지적됐다. 지역내총생산(GRDP)과 초등학교·학원 수, 병원 병상 수, 평균 공시지가, 고속철도(KTX)역과 거리 등을 기반으로 산출한 ‘이주 매력도’를 시·도별로 비교한 결과 광주와 전남이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지역내 총생산이 지역 매력도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됐다. 따라서 지역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유치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장 절실한 것으로 지적했다.

◇해결 과제=세재 혜택·금액보조 등의 접근 방식에 한계가 있다. 지원금액보다는 기업이 둥지를 틀고, 우수 인력들이 몰려들 수 있는 각종 인프라가 우선되는 기업도시로서의 여건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여기에 산학연계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 육성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전남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기업유치 활성화 방안’이라는 정책브리프를 통해 고품질 시설, 효율적 인프라 등 지역 내외부 투자자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지역의 입증된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치단체·의회부터 기업친화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잠재 투자자를 파악해 적극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관계를 발전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권일 기자 cki@kwangju.co.kr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