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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대표업체 ‘(주)팔도’, 폐기물 불법 처리 논란
유통기한 지나고 반품된 라면 400여 t
강진 무자격 폐기물 처리업체에 넘겨
무허가업체 알고도 위탁 계약 의혹
비닐포장재 멋대로 소각 불법매립
폐기물업체 대표는 부도 내고 잠적
2022년 11월 23일(수) 20:40
지난달 19일 강진의 농업법인 A업체 공터에서 발견된 불법 매립 폐기물에 ㈜팔도의 라면 폐기물 포장재 등이 뒤섞여 있다. /강진=남철희 기자 choul@kwangju.co.kr
라면 등 식음료 제조회사 ‘(주)팔도’가 지난 2017년께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반품된 라면 등 폐기물 400여t 이상을 무자격 폐기물 중간처리 업체를 통해 처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강진군과 강진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강진군 칠량면의 농업법인 A업체의 공장 내 공터에서 팔도가 생산한 라면과 라면스프, 봉지 등 20여t의 폐기물이 불법 매립된 채 발견됐다. 폐기물은 소각된 채 지하 3m 깊이에 파묻혀 있었다.

문제는 A업체는 당초 라면 부산물을 처리할 수 없는 무자격 업체였다는 점이다.

A업체는 지난 2016년 강진군으로부터 폐기물중간처리사업자 허가를 받을 때 미강(쌀겨), 맥강(보릿겨), 정강(밀기울), 탈취강(쌀겨), 빵가루 등 5가지 품목에 한해서만 허가를 받았다.

A업체는 낚시용 집어제(떡밥)를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 2013년 군비 9억원과 사업자 자부담 11억 등 총 2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8250㎡ 부지에 공장을 지었다. 지난 2016년부터는 강진군으로부터 폐기물중간처리업 허가를 받아 사업장일반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후 2017년 2월 공장을 매매해 새 대표 B씨가 인수했는데, 이 때부터 팔도와 폐기물 처리 계약을 맺고 라면 부산물을 떡밥 제조에 써 왔다. 이에 따라 수도권·서남권 15개 영업소에 모인 라면 폐기물 최소 400여t을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강진군이 환경부에 질의한 결과 “지자체가 지정한 품목에 해당하지 않는 폐기물을 매입한 것은 폐기물관리법 위반 사항에 해당한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업체는 폐기물 소각 허가를 받지 않아 라면스프와 포장지 등을 처리할 수 없으나, 실제로는 공장에서 불법 소각해 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상으로는 ‘포장지 등은 별도 소각업체를 통해 처리하겠다’고 조건을 내걸었으나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팔도는 A업체에게 폐기물 처리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폐기물 위탁 처리 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이 나온다.

팔도는 위탁계약에 앞서 A업체로부터 ‘수탁처리능력 확인서’를 제출받아야 하는데, 2017년 당시 확인서 서식에는 ‘폐기물처리업 허가증에 적힌 영업대상 폐기물 등을 모두 적으라’는 란이 있다. 팔도 측에서도 A업체가 라면 부산물 처리를 허가받지 못했다는 점을 사전에 확인 가능했던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이전에 A업체에서 근무했던 전 근무자의 제보를 통해 드러났다. A업체가 팔도 라면을 주기적으로 대형화물차로 들여와 라면은 떡밥으로 사용하고, 라면스프와 비닐용기 등은 멋대로 소각해서 매립한 것을 목격했다는 주장이다.

전 근무자는 앞서 지난해 A업체를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강진경찰에 고발했으나, 경찰은 한 차례 불법 매립 의심 지점을 파 본 뒤 폐기물이 나오지 않자 ‘혐의 없음’ 처리했다. 고발한 전 근무자는 이와 관련 무고죄로 고소당해 검찰 송치까지 됐다.

다만 지난달 추가 신고를 받고 강진군과 경찰이 인근 불법 매립 지점을 파 본 결과 불법 매립 폐기물이 발견되자 경찰이 재수사에 들어간 상태다.

팔도 측은 “3년마다 관련 자료를 폐기하고 있어 2017년께 자료는 확인할 수 없어 불법계약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최소 2020년 이후부터는 A업체가 아닌 다른 업체를 통해 폐기물 처리를 해 온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B씨는 지난 6월 A업체를 최종 부도내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A업체는 법원경매에 넘어가 현재는 B씨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강진=남철희 기자 chou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