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미술제 수상작가 문선희 초대전
15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
![]() ‘라니 111’ |
5월 광주를 겪은 어린이들의 시선, 구제역으로 살처분 당하는 가축, 노동자들의 고공 농성의 기록
사진작가 문선희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발언을 끊임없이 해왔다. 직접적인 표현 대신 역사의 현장을 말하는 담벼락, 외롭게 서 있는 첨탑 등을 통해 은유적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의 작업들은 ‘묻다’(2015),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2016), ‘거기서 뭐하세요’(2016) 등의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을 만났다.
지난해 광주신세계미술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던 문선희 작가 초대전이 오는 15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린다. 지역 젊은 작가 발굴·지원을 목표로 하는 신세계미술제는 지난 1996년부터 이어져오고 있다.
미술제 심사평에서 문 작가의 작업은 “예술이 사회 현실에 대해 발언할 수 있는 유의미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으며, 표면적으로는 정서적이고 감각적이지만, 그 내부에 파고든 사회 정서적 서사는 그 무엇보다도 신랄하고 날카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널 사랑하지 않아’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문 작가가 화면에 담은 소재는 ‘고라니’다. 전시작은 흑백 졸업앨범 형식을 차용해 각 개채의 개성을 드러내는 고라니 초상사진 연작 35점이다. 슬픈 눈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고라니 한 마리 한 마리의 모습은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문 작가는 지난 2013년부터 10년간 ‘고라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라니는 한반도와 중국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희귀동물이자 치타·코알라와 같은 국제적 멸종 위기 동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농작물 피해를 주는 유해 야생 동물로 분류돼 해마다 수십만 마리가 사라지고 있다.
작가는 고라니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으로 무분별하게 포획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고민을 작품으로 풀어냈다.
전시장에는 새끼 고라니 작품과 성체 고라니 작품을 구분해 전시했다. 성체 고라니는 생김새의 차이로 수컷과 암컷의 구분뿐만 아니라 여름과 겨울 시기의 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연작의 작품 한 점, 한 점은 언뜻 보면 매우 유사해 보이지만 저마다 다른 생김새와 제각각의 성격과 감정이 담겨있다.
특히 작가는 무미건조하고 획일적인 틀을 사용하여 오직 그들의 존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경과 색상을 제외하고, 더 나아가 몸의 형태도 생략함으로써 개성을 도드라지게 하고 있다. 이는 고라니 스스로 자기 존재와 처지를 드러내게 하는 작가의 의도다.
문 작가는 광주비엔날레 ‘상상의 경계들’, 광주비엔날레특별전 ‘메이투데이’ 등 다양한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9차례 개인전을 개최했다. ‘묻다’ 등 사진집도 출간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사진작가 문선희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발언을 끊임없이 해왔다. 직접적인 표현 대신 역사의 현장을 말하는 담벼락, 외롭게 서 있는 첨탑 등을 통해 은유적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의 작업들은 ‘묻다’(2015),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2016), ‘거기서 뭐하세요’(2016) 등의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을 만났다.
미술제 심사평에서 문 작가의 작업은 “예술이 사회 현실에 대해 발언할 수 있는 유의미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으며, 표면적으로는 정서적이고 감각적이지만, 그 내부에 파고든 사회 정서적 서사는 그 무엇보다도 신랄하고 날카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 작가는 지난 2013년부터 10년간 ‘고라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라니는 한반도와 중국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희귀동물이자 치타·코알라와 같은 국제적 멸종 위기 동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농작물 피해를 주는 유해 야생 동물로 분류돼 해마다 수십만 마리가 사라지고 있다.
작가는 고라니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으로 무분별하게 포획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고민을 작품으로 풀어냈다.
전시장에는 새끼 고라니 작품과 성체 고라니 작품을 구분해 전시했다. 성체 고라니는 생김새의 차이로 수컷과 암컷의 구분뿐만 아니라 여름과 겨울 시기의 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연작의 작품 한 점, 한 점은 언뜻 보면 매우 유사해 보이지만 저마다 다른 생김새와 제각각의 성격과 감정이 담겨있다.
특히 작가는 무미건조하고 획일적인 틀을 사용하여 오직 그들의 존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경과 색상을 제외하고, 더 나아가 몸의 형태도 생략함으로써 개성을 도드라지게 하고 있다. 이는 고라니 스스로 자기 존재와 처지를 드러내게 하는 작가의 의도다.
문 작가는 광주비엔날레 ‘상상의 경계들’, 광주비엔날레특별전 ‘메이투데이’ 등 다양한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9차례 개인전을 개최했다. ‘묻다’ 등 사진집도 출간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