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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특별자치도법 발의…광주·전남과 거리 더 멀어지나
한병도·정운천 발의에 미묘한 파장…호남 미래 걸림돌 우려
지역 정치적 리더십·소통 부재 호남 균열 가속화 목소리도
2022년 08월 18일(목) 19:05
정운천 의원(왼쪽)과 한병도 의원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비례대표)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익산시을)이 18일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전북의 미래를 위한 고육책이라는 점은 이해할 수 있지만 광주·전남·전북의 상생 구도에 악영향을 주면서, 호남의 역량 강화와 미래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법안을 계기로 광주·전남과 전북의 거리감이 더욱 커지면서 호남의 결속력이 더욱 약화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호남의 균열은 지역 정치권의 리더십 및 소통 부재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광주·전남과 전북 정치권의 보다 긴밀한 연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과 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전북특별자치도 법안에 대해 “수도권 일극 체제는 인구 쏠림 심화와 지방소멸 위기 가속화 등으로 균형발전을 크게 저해하고 있다”며 “전북은 대규모 국책사업인 새만금과 탄소 산업, 농·생명 등 특화자원이 있는데도 정부 지원으로부터 소외돼 전북특별자치도 설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북의 지역·경제적 특성을 살려 전북특별자치도를 설치,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보장하고 국토 균형발전과 전북 경제·생활 공동체 형성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이 법안이 통과하면 전북특별자치도의 관할구역은 종전 전북 관할구역과 같으며 이 법이 정하는 범위에서 특수한 지위를 갖는다. 특히 정부는 전북특별자치도의 지방자치 보장과 지역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법령을 정비하는 등 입법·행정 조치를 할 수 있다. 또 국무총리 소속 지원 위원회의 위원장은 국무총리, 부위원장은 기획재정부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이 각각 맡는다. 지원 위원회는 전북특별자치도지사와 관할 시장·군수 등을 비롯한 당연직 위원과 민간 위촉위원 등을 포함해 30명 이내로 구성된다.

이를 두고, 광주·전남지역 정치권 일각에선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법안의 이면에는 각종 현안에서 광주·전남에 밀리고 있다는 전북의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전북이 ‘호남의 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생존의 길을 찾겠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또 전북의 입장은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지만 이번 법안이 호남의 균열을 가속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광주·전남과 전북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정치·경제적 결속력이 현저하게 낮아져 왔다. 실제로 최근의 초광역 경제권, RE300(호남권 초광역 에너지 경제 공동체) 구상 등 각종 현안에서 광주·전남과 전북은 상당한 거리감을 보여왔다.

이 같은 호남의 균열은 지역 정치권의 리더십 및 소통 부재에서 기인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적 리더가 없는 상황에서 서로의 정치적 이해관계에만 집착하면서 상생을 토대로 호남의 더 큰 미래를 그려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호남 정치권의 역량 약화와 균열을 가속화하는 악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광주·전남과 전북 정치권이 더욱 긴밀하게 소통, 상생을 통해 호남의 미래를 그려가는 정치적 역량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선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법안과 관련, 여야 의원들이 같은 성격의 법안을 발의했다는 점에서 제정법안이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에서만 찬성한다면 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에 제주특별자치도에 이어 강원특별자치도가 현실화된 만큼,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전북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여권의 ‘호남 갈라치기’ 구도에 휩쓸려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며 “민주당과 광주·전남 정치권이 법안 논의 과정에서 어떠한 입장을 보일 것인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