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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고 먹고 쇼핑하는 복합쇼핑몰 전국 43곳…광주만 없어
스타필드 하남 지난해 매출 1조1500억…1만4000명 고용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창고형 할인점·현대백화점 철수 경험
역외 소비유출 방지 최대 이점…골목상권 상생 묘수 찾아야
2022년 07월 06일(수) 19:45
쇼핑몰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광주와 전남·전북 등 호남 전체를 통틀어도 쇼핑과 함께 여가, 휴식,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이른바 백화점을 접목한 복합쇼핑몰을 비롯한 코스트코, 이케아, 이마트트레이더스, 스타필드 등 대형 문화·쇼핑시설은 단 한 곳도 없다.

7년 전인 2015년 ㈜광주신세계가 특급호텔과 함께 쇼핑 복합시설을 건립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일부 반발과 정치권 개입 등으로 무산됐다.

대형 유통시설은 ‘소상공인 상권을 지켜야 한다’ 명분에 가로막혀 규제 대상으로 여겨졌지만, 지역의 민간 소비 외부유출을 막고 고용효과도 확실하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호남은 복합쇼핑몰 불모지?=6일 지역 유통가와 광주시 등에 따르면 3000㎡ 안팎 (준)대규모 점포는 광주지역에 모두 31곳 있다. 광주신세계·롯데백화점 광주점·NC백화점(옛 현대백화점 광주점) 등 백화점 3곳과 대형마트 10곳, 롯데아울렛·NC웨이브 등 쇼핑센터 6곳, 금호월드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광주에 있는 이들 대규모 점포들은 요즘 말하는 놀고, 먹고, 즐기고, 쇼핑하는 복합쇼핑몰의 범주와는 거리가 멀다.

복합쇼핑몰이라 하면 대개 창고형 할인점과 즐길 거리를 갖춘 ‘스타필드’(경기)와 센텀시티(부산), 프리미엄 아울렛(신세계·롯데·현대) 등을 떠올린다. 규모로는 10만㎡(3만평) 부지를 갖춘 시설이 ‘대형 복합쇼핑몰’로 구분된다.

최근에는 지상 43층 신세계 브랜드 호텔과 백화점, 과학관·수족관·스포츠 시설 등이 함께 조성된 ‘대전신세계 아트&사이언스’가 새로운 복합 체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여건에 해당하는 대형 복합쇼핑몰은 올해 기준 전국에 모두 43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축구장 70개 크기 연면적 46만㎡(14만평) 규모 스타필드 하남은 2016년 개장한 뒤 경기지역에만 총 7개 점포로 확장했으며, 오는 2025년 창원특례시에도 출점할 예정이다. 스타필드 하남은 지난해만 연 매출 1조1500억원을 기록했으며, 1만4000명에 달하는 고용창출 효과를 냈다.

◇광주·전남 쇼핑시설 수난사=특급호텔 조성이 무산된 것과 마찬가지로 창고형 할인점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는 유독 호남권 진출에서 고배를 마셨다. 남악신도시에 들어서려 했던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4년 만에 무산이 확정돼 지난해 1만3000여 ㎡ 부지를 팔고 떠났다.

온라인 중심으로 급변하는 시장 변화 속에서 단순 할인판매에만 머무른 쇼핑시설은 지역에서 도태되고 사라지는 추세다.

이마트의 경우만 봐도 2019년 상무점이 폐점됐으며, 지난해 광주 최초의 대형마트인 이마트 동광주점도 영업을 종료했다.

이번에 복합쇼핑몰에 대한 구체적 사업계획을 가장 먼저 밝힌 현대백화점 역시 9년 전 광주에서 철수한 전력이 있다. 현대백화점은 1998년 송원백화점을 위탁 경영하면서 광주에 진출했고, 15년간 현대백화점 광주점을 운영했다.

◇역외유출 막고 골목상권 상생 묘수 찾아야=지역 경제계에서는 복합쇼핑몰 유치 당위성을 ‘역외 소비유출 방지’에서 찾고 있다.

통계청 서비스업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광주와 전남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년 같은 분기보다 각각 2.2%, 2.3% 감소했다.

코로나19 진정 국면에 접어든 올해 1분기 7대 특·광역시 가운데 소매판매 실적이 줄어든 도시는 광주(-2.2%)와 울산(-2.0%), 대구(-0.6%) 등 3곳이다.

반면 전년보다 소매판매액 지수가 증가한 도시는 서울(3.7%)과 부산(2.1%), 대전(2.0%), 인천(1.7%) 등 4곳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처럼 대도시의 소비지표 희비가 엇갈린 원인을 ‘역외 유출’에서 찾고 있다.

광주신세계 사례만 봐도, 회원고객이 지난 한 해 다른 지역 신세계백화점에서 쓴 금액만 1000억원이 넘는다.

특히 해외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부산 센텀시티 등에서 쓴 금액은 역외 유출 소비의 80%를 넘어선다. 지난해 8월 신세계백화점 중 세 번째 규모로 문을 연 대전신세계로 유출된 광주신세계 고객의 소비는 개점 첫 달에만 50억원을 넘었다. 현지법인인 대전신세계의 역외소비 유입비중은 50%에 달한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에선 다른 지역을 압도할 수 있는 신개념의 복합쇼핑몰 건립을 희망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복합쇼핑몰 건립 계획을 추진 중인 광주신세계의 한 관계자는 “현지법인으로 27년 동안 함께 한 광주·전남·전북 500만 시·도민의 바람에 부응하고자 복합개발을 추진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기존과 중복되지 않는 다양한 상품군과 즐길 거리를 마련하는 등 지역사회와 상생을 가장 중요한 개발 요인으로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소상공인 등과의 다양한 갈등 해결은 필수 과제로 꼽힌다. 이번 현대백화점그룹의 복합쇼핑몰 광주 진출도, 지역사회와 사전 논의 없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 29개 전통시장과 상점가가 회원사로 활동하는 광주시상인연합회 손중호 회장은 “방직공장 터에 현대백화점이 복합쇼핑몰 출점을 추진하면서 주변 상권에 언질을 주거나 논의를 벌이지 않은 건 유감”이라며 “복합쇼핑몰을 어느 쪽이 추진하든 공청회 등을 통해 소상공인과 상생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