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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KIA 윤정우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사생활 홈런만큼 짜릿합니다”
경기 의왕 덕장중 교사로 ‘인생 2막’
은퇴 후 임용 준비…팬들 응원 감동
“성실했던 선수로 기억됐으면”
2022년 07월 03일(일) 21:20
프로야구선수에서 체육교사로 변신한 윤정우 교사와 덕장중학교 3학년 2반 학생들. <윤정우씨 제공>
“프로야구 경기 타석에서 날린 홈런만큼이나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사생활도 뿌듯하고 짜릿합니다.”

경기도 의왕시 덕장중학교 3학년 2반 윤정우(34) 교사는 몇 해 전까지 만해도 ‘선수’라고 불렸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1년 KIA 타이거즈(3라운드 전체 24번)에 입단한 그는 2018시즌 22경기 등 1군에서 126경기를 뛰며, 타율 0.229, 3홈런 15타점 15도루의 기록을 뒤로하고 은퇴했다.

프로야구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던 그는 지난 2021년부터 ‘선생님’이라고 불린다.

그는 2020년 말에 치러진 교사 임용고시에 합격, 2021년부터 체육 교사로 재직 중이다.

평생 야구배트만 손에 쥐고 있던 그가 임용고시에 합격했다는 소식은 야구계는 물론 팬들에게도 놀라움이었다. 10대 1을 넘는 경쟁률이었다.

“2019년 부상으로 인해 SK에서 방출되고 다른 팀에서 야구를 계속 해보려 했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았어요. 야구가 싫어졌죠. 다른 것에 몰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포츠 에이전트 등 이것저것 고민해보다 임용고시를 준비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윤 교사의 집안에는 교사가 많다. 친누나부터 사촌 형 부부, 숙모 등이 교사로 재직 중이다.

그는 사실 광주일고 시절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다. 야구선수 이외의 삶을 고려해 내린 원광대학교 체육교육과 진학은 잘한 결정이 됐다.

프로야구 선수였던 그에게 시험 준비는 만만치 않았기에 그만큼 죽기 살기로 공부에 매진했다. 식사 중에도 샤워 중에도, 심지어 자면서까지 강의 동영상을 틀어놨다.

“한 번에 합격하겠다는 생각보다 2~3년 준비해보자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준비했어요. 하지만 3~4개월 정도 지나니 승부욕이 생겼어요. 현역시절에도 승부욕 하나만큼은 남달랐거든요. 야구 하는 것처럼 했죠. 그렇게 하다 보니 1년 만에 합격이라는 결과를 냈습니다. 운이 좋았죠”

그는 스포츠심리학, 생리학, 역학 등 처음 접하는 학문 용어가 어색했지만, 공부를 하다 보니 이미 야구를 하면서 접해봤고 직접 몸으로 느껴봤던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수험 공부가 수월해졌다고 했다.

교사로 2년 차, 그러나 아직 야구에 미련이 없는 건 아니다.

“부상만 아니면 자신 있었어요. 아픈 무릎 부상을 참고 뛰었어야 했었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특히 지난 2017년 SK로 트레이드 됐었고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2019년 2군 경기 도중 무리하게 도루를 하다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졌던 게 너무나 아쉬워요.”

그는 지난 6월, 3년여 만에 야구장을 찾았다. 야구가 미워져 그동안 한 번도 찾지 않았던 야구장을 KBO 전문위원 자격으로 방문했다. 그는 허구연 KBO 총재 취임 후 꾸려진 MZ위원회 전문위원 4명 중 1명이다.

윤 교사는 “아이들이 ‘미션’을 해낼 때 느끼는 성취감은 선수 시절 안타, 홈런을 쳐낼 때 못지 않다. 야구부 생활로 제대로 해보지 못했던 학교생활을 다시 해보는 기분이라 하루하루가 새롭다”며 “고향팀인 KIA에서 뛸 때가 가장 재미있었다. KIA 팬들이 가장 애정어린 응원을 보내줬다. 꾸밈없이 열심히, 성실했던 선수로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