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40대, 위로 받고 힘 얻는 관광지] ‘섬티아고’ 걸으며 자기성찰⋯편백나무숲길서 심신힐링
  전체메뉴
[지친 40대, 위로 받고 힘 얻는 관광지] ‘섬티아고’ 걸으며 자기성찰⋯편백나무숲길서 심신힐링
신안 증도 5개의 섬 연결 12km 순례길
보성 윤제림 12㏊ 참나무 숲·수국 장관
해남 달마고도 트래킹·템플스테이
2022년 06월 27일(월) 20:20
신안 증도면의 기점·소악도 건축미술작품 ‘감사의 집’.
“브라보 브라보 마이 라이프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40대 중년들의 지친 삶을 위로받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여행지, 전남 여행지들이 갖는 매력 중 하나다. 특히 정해진 틀을 벗어난 차별화된 경험을 토대로 ‘나홀로’ 여행하려는 트렌드와도 맞아떨어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고단한 일상과 거친 세월을 어렵사리 헤쳐 나가고 있는 중년들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위한 여행지이기도 하다.

‘12사도 예배당’이 조성된 신안 기점·소악도는 순례자의 섬으로 불린다. 사진은 베드로의 집.
◇12개 코스 따라가며 자존감 회복·자기성찰하는 여행=신안 증도면의 기점·소악도는 힘든 삶을 위로받고 힘을 얻는 여행지로 손꼽힌다.

‘순례자의 섬’, ‘12사도(使徒) 순례길’ 또는 섬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합한 ‘섬티아고 순례길’로도 입소문이 났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여행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한 ‘치유’(Healing), ‘생태·청정’(Eco-tourism), ‘비대면 안심’(Safe-stay) 여행지의 대표격이다.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거나 오롯이 걸으며 여행지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기점·소악도’는 크게 대기점도와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 등 5개 섬으로 이뤄져 있다. 각 섬과 섬은 노둣길로 연결돼 있다. 노둣길은 만조 때 바닷물 속에 잠기는 만큼 순조롭게 순례를 마치려면 만조·간조 시간 체크는 필수다.

노둣길로 연결되는 5개의 섬에는 12km 길을 따라 예수 12제자의 이름을 딴 12개의 건축미술작품(예배당)이 세워졌다. 그리스 산토리니 성당을 닮은 예배당도 있고 황금빛 돔지붕 등 이슬람 사원을 연상시키는 ‘기쁨의 집’(마태오), 물고기 형상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인상적인 ‘소원의 집’(작은 야고보), ‘칭찬의 집’(유다 다대오)과 ‘사랑의 집’(시몬), ‘지혜의 집’(가롯 유다) 등을 만날 수 있다. 모든 예배당이 10㎡(3평) 규모로 내부는 혼자 들어가면 딱 알맞을 정도다. 종교를 불문하고 누구나 들어가 쉬면서 생각에 잠길 수 있는 명상의 공간으로 이만한 데가 없다. 코로나 일상 회복에 따라 게스트하우스도 이용이 가능하다.

보성 윤제림 전경. 참나무숲, 편백나무숲, 수국정원 등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힐링·여유 찾는 정원·숲 여행지=보성 윤제림은 지난 1964년부터 조림 사업을 시작한 이래 2대에 걸쳐 ‘산림명문가’ 가족들이 가꿔 온 숲이다.윤제림 창시자인 ‘고 윤제 정상환’의 호를 따 ‘윤제림’(允濟林)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숲 가꾸기에 헌신했던 부친이 돌아가시자 미국에서 무역업을 하던 아들 정은조씨가 가업을 이어받았다.

337㏊(100만평) 규모로, 12㏊에 걸쳐 조림된 참나무 숲은 한때 임업연구기관이 시배지로 지정했을 정도로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편백나무숲길은 편백 향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산책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이맘때면 활짝 핀 수국을 배경으로 한 인증샷을 찍으려는 젊은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다. 숲길 뿐 아니라 전남도 민간정원(12호)인 성림원, 숲속캠핑장,휴양시설도 조성돼 숲 속 캠핑을 하면서 머리 위에 쏟아지는 별들을 만끽할 수 있다.

tvN에서 방영된 ‘윤스테이(윤여정 주연)’ 촬영 장소인 구례 쌍산재(전남도 민간정원 제5호)도 깊은 세월과 자연이 어우러진 고택정원 속에서 여유롭게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가다듬을 수 있는 공간이다. 단순한 한옥 숙소가 아니라 잘 가꾼 정원답게 대나무와 차나무가 빼곡한 돌계단 오솔길, 드넓은 잔디밭, 작은 저수지까지 둘러보면 “밖에서 봤을 때는 커 보이지 않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진면목을 볼 수 있다”는 주인장 얘기를 이해할 수 있다. 요즘엔 일상 회복으로 숙박 문의가 쏟아져 고즈넉한 한옥 고택에서의 ‘여백 가득한 하루’를 보내기 위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달마고도는 자연미 가득한 숲길과 탁 트인 바다 풍광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둘레길이다. <전남도 제공>
◇지친 삶, 산의 위로=‘달마고도(달마산 둘레길)’ 트래킹도 힘겨운 일상의 무게를 버텨온 중년들에게 약이 되는 도보 여행 코스다. 달마고도는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뤼는 달마산(해발 489m)을 중심으로 미황사에서 시작해 큰바람재~노지랑골~물고리재를 거쳐 원점으로 돌아오는 순환 트레킹 코스이다.

총길이 17.7㎞ 4개 구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6시간 30여분이 소요된다. 2017년 건설장비와 시멘트를 쓰지 않고 오직 곡괭이와 삽으로만 다듬은, 자연미 넘치는 둘레길로 알려진데다, 사람과 접촉이 적고 자연 속에서 쉴 수 있는 개별여행·걷기여행 등 심리적 방역 수요까지 생겨나면서 여행객들이 끊이질 않았던 코스다. 최근에는 템플스테이로 유명한 미황사와 연계해 템플스테이를 하고 달마고도 트래킹을 하려는 여행객들도 많다. 걷다보면 발 아래로 바다가 안마당으로 들어온 듯 탁 트인 풍광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이맘때 해남 포레스트 수목원에서 200여종, 8000여그루의 수국을 여유롭게 감상하며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광양 와인동굴 입구. 터널 입구 바닥은 포도를 주제로 한 트릭아트로 꾸며져 있다. <전남도 제공>


◇와인동굴과 메타프로방스에서 이국적 시간을= 광양읍 용강리 ‘광양 와인동굴’은 와인을 테마로 한 관광명소다. 폐선된 철도 터널을 와인과 예술이 어우러진 이색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본래 제철원료인 철광석과 완제품을 운반하는 기차가 오가던 터널이다. 길이 300m의 와인동굴은 17~18도를 항상 유지하고 있어 한 여름에도 서늘함을 느낀다.

전세계 와인을 체험하고 맛볼 수 있는 와인 판매대에, 터널 벽면에 미디어아트 작품을 볼 수 있도록 꾸몄다.

터널 안으로 들어가면 가상현실을 활용한 VR 체험관과 와인·라벤더 족욕(足浴) 체험공간이 마련돼 있다.

담양 메타프로방스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옆에 조성해 죽녹원과 메타세쿼이아길을 찾아온 관광객들이 당일 떠나지 않고 담양에서 하루 더 묵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럽풍의 관광단지다. 메타프로방스에서 짐을 풀고 담양호와 추월산, 죽녹원, 관방제림, 창평 삼지내 슬로시티 마을 등을 둘러보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