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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난 대선 모질게 했던 것 사과드린다”
문 대통령 “1위 후보 되니까 그 심정 아시겠죠”
청와대 회동 무슨 얘기 나눴나
“상처 아우르고 하나 되는 게 중요”
축하와 덕담 나누며 화기애애
2021년 10월 26일(화) 19:40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차담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16일 만인 26일, 청와대에서 처음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의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치열한 경선 끝에 후보로 선출된 이 후보에게 축하와 덕담을 건넸고,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기원했다.

특히, 이 후보는 회동에서 최대한 문 대통령과 주파수를 맞추는 데 주력했다. 경선 갈등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여권의 지지세를 결집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회동 장소인 상춘재 앞에 먼저 도착해 있던 이 후보는 조금 뒤 멀리서 문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자 “어른이 오시는데 내려가야죠”라며 상춘재 계단을 내려가 녹지원에서 문 대통령을 맞이했다. 이 후보는 “특별한 곳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한 뒤 문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는 “(사진을) 가보로 간직하겠다”고 했다. 이어진 회동에서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전례에 없을 만큼 높아 놀랍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웃으면서 “다행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경제발전, 군사강국, 문화강국으로 자리잡은 것은 다 문재인 대통령 노력 덕분”이라고도 극찬을 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당내 경선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 후보가 “지난 대선 때 제가 모질게 했던 것 사과드린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이제 1위 후보가 되니까 그 심정 아시겠죠”라고 화답했다.

4년 전 경선에서 비문(비문재인)계의 지지를 받았던 이 후보 측은 TV토론에서도 ‘1위 때리기’ 전략으로 문 대통령을 향해 적극적으로 날을 세운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경쟁을 치르고 나면 그 경쟁 때문에 생긴 상처를 서로 아우르고 하나가 되는 게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만난 것은) 아주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내년 대선과 관련해서는 문 대통령이 “이번 대선이 정책경쟁이 되면 좋겠다”며 “대개 언론은 정책보다는 서로 다투는 네거티브전을 보도하니 아무리 정책 얘기를 해도 빛이 안 나는데, 그래도 정책경쟁이 꼭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경제 문제에 대해 “전체 경제가 좋아지지만 양극화가 심화하고 서민경제가 좋아지지 않는다”며 “우리나라는 여전히 확장재정을 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기업들을 많이 만나보라”고 조언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정치적 중립 훼손 논란을 피하고자 비교적 말을 아낀 반면, 이 후보는 대권을 향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다음 정부가 져야 할 기후위기의 짐이 클 것 같다”고 하자 이 후보가 농담조로 “그 짐을 제가 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다.

50분간의 회동 끝에 이 후보가 안부를 묻자, 문 대통령은 “피곤이 누적돼 회복되지 않는다”면서 “현재도 이가 하나 빠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체력 안배도 잘해야 하는 극한직업이라 일 욕심을 내면 끝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회동에서) 대장동의 ‘대’자도 나오지 않았다. ‘검찰’이나 ‘수사’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다”며 “부동산에 대해서도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대북정책 얘기도 하지 않았다”며 “무거운 얘기를 피하다 보니 가볍게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사전에 제가 이 후보 측과 선거 관련 얘기, 선거운동으로 해석될 수 있는 얘기는 일절 하지 않는 것으로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