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전기료 ‘원상 회복’에 물가 부담 피할 수 없다
4인 기준 월 최대 1050원 인상
농가·산업계도 부담 가중
정부 “가스요금 동결 등 관리 만전”
2021년 09월 23일(목) 19:20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계속되는 ‘물가 안정’ 압박 속에서도 정부와 한국전력은 ‘전기요금 원가 반영’을 택했다.

23일 한국전력이 올 4분기(10~12월) 연료비 조정 단가를 전 분기보다 3.0원 오른 ㎾h당 0.0원으로 책정하면서 8년 만에 전기료 인상이 확정됐다.

올해 1분기부터 연료비 조정 단가를 ㎾h당 3원 인하하던 것을 지난해 수준으로 ‘원상 회복’했다는 게 한전 측 설명이다.

하지만 공공요금 인상으로 인한 물가 부담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전 광주전남본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광주·전남 주택용 전기 이용객 115만7237호는 1151억3500만원 상당 전기를 썼다.

호당 월 평균 전기요금은 3만346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4861원)에 비해 4.9%(-1700원) 가량 낮은 금액이다.

당장 10월부터 적용되는 전기요금은 지난해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4인 가족의 한 달 평균 전기 사용량(350㎾h)을 기준으로 전기요금을 내면 매달 최대 1050원씩 오르게 된다.

실제 지난 2013년 11월 전기요금 5.4% 인상되면서 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달보다 0.2%포인트에서 0.5%포인트 오르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전남 물가 상승률이 3월 2%대에 접어든 뒤 6개월 연속 2~3%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오는 4분기 겨울철 난방비 부담이다.

주택용 뿐만 아니라 광주·전남 31만여 농가는 월 평균 3640원 낮은 전기요금을 내왔지만 겨울철을 맞아 전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지난 7월 내년 6월까지 적용되는 일반도시가스 소비자 요금을 동결했지만 2개월 마다 산정되는 한국가스공사의 도매요금은 상승 추세로, 난방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산업계도 8년 만의 전기료 인상을 반기지 않는 눈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4분기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중소기업 전용 요금제 마련을 촉구했다.

중기중앙회는 입장문을 통해 “4분기 산업용 전기요금으로 중소기업 경영 애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특히 제조원가 대비 전기요금 비중이 15% 정도인 뿌리 중소기업은 어려움이 더 가중되고 현장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요금 인상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중소기업 전용 요금제 마련과 신재생에너지로의 중장기 에너지 전환 기조가 지속적인 요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하고 공정한 요금체계 개편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소상공인연합회도 논평을 내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제대로 장사할 수 없는 처지에 내몰린 소상공인들이 설상가상의 부담을 지게 됐다는 측면에서 우려를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소공연은 “한전이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지급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 전기료 감면’과 같은 조치를 경영위기 및 일반업종까지 확대해 재시행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남지방통계청 관계자는 “올해 도입된 연료비 연동제로 인해 요금 상승규모가 제한되면서 전반적인 물가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반기 고물가 현상은 쉽게 잡히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측은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를 고려할 때 올해 4분기 전기료 인상이 연간 물가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은 0.0075%포인트(p) 수준”이라며 “연료비 연동제 자체가 요금 부담이 한꺼번에 크게 늘지 않도록 설계돼있다”고 설명했다.

또 “공공요금이 일시에 오르면 부담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10월 가스요금을 동결하는 등 관리에 만전을 기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