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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법 개정 순기능보다 악용 소지 많다
2021년 08월 02일(월) 01:00
‘언론중재 및 피해 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에는 허위·가짜 뉴스를 생산한 언론사에 대해 최대 다섯 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취재 과정에서 법률을 위반하거나 반복적인 허위·조작 보도를 통해 피해를 가중시키는 경우 언론사에 고의·중과실이 있는 것으로 간주해 무겁게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다.

물론 언론 개혁이라는 명제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여러모로 악용될 소지가 많다는 것이 언론학계나 시민단체들의 이야기다.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으니 독소 조항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손해배상액을 올려 가짜뉴스를 막겠다는 것은 그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실제로는 공인과 공적 영역에 대한 언론의 비판 기능을 무력화할 공산이 크다. 명예훼손으로 형사처벌이 가능한데도 징벌적 성격의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게 되면 이중 처벌이 될 수도 있다.

손해배상액에 대해 기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조항 등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독소 조항이 될 수 있다. 고의·중과실 여부 입증 책임을 해당 언론사에 지운 조항도 문제다. 특정 정치 집단 등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면 언론의 보도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몰아붙이는 것도 온당하지 못하다.

이런 여러 이유들 때문에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5단체도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반민주적 입법이다”라며 최근 언론중재법 개정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담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위헌의 소지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알권리마저 크게 침해할 위험이 있다. 민주당은 당장 언론중재법 처리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