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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홍수 보고서’ 책임 회피용 아닌가
2021년 07월 27일(화) 00:00
지난해 8월 발생한 섬진강댐 하류의 대규모 수해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애초 사고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던 ‘급격한 방류량 확대’와는 거리가 있는 데다 사고 책임 주체마저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아 피해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섬진강댐 하류 수해 원인 조사협의회’는 어제 전북 남원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진행한 용역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해의 근본 원인으로는 섬진강댐의 홍수 조절 용량이 지나치게 적다는 점이 지목됐다. 이틀간 200년에 한 번 올 정도의 폭우가 쏟아진 것과 섬진강 및 지방 하천의 정비·관리 소홀도 원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당시 댐의 방류량이나 홍수 이전 수위를 관계 기관에 통보하는 절차 등에는 큰 문제가 없었으며, 방류량을 급격히 늘리기는 했지만 허용된 범위를 넘어선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피해 주민들은 ‘정부의 책임 회피용 맹탕 보고서’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주민들은 “수해 원인 제공자인 한국수자원공사, 홍수통제소 등 정확한 원인 주체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보고서“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또 정부 기관이 보고서 작성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용역을 맡은 한국수자원학회 등이 조사 대상 기관인 수자원공사 등에 중간 조사 결과를 사전에 제공해 검토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번 용역은 물난리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환경부가 발주해 애초부터 ‘셀프 조사’라는 비난을 샀다. 정확한 수해 원인 및 책임 규명으로 배·보상이 이뤄질 것을 애타게 기다려 온 주민들은 지난해 수해 직후 수차례 찾아와 진상 규명과 함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던 정부와 여야 정치권의 약속을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