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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훈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2학년, 조대신문 기자] 코로나19 위기로 전환점에 선 대학 동아리
2021년 05월 11일(화) 00:20
올해 새 학기 교내 풍경은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작년과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비대면 방침에 따라 일부 실습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한 학우들만 보였던 작년과는 달리, 이제 캠퍼스는 각종 수업을 수강하기 위해 학우들이 모여 활발한 분위기를 보인다.

그러나 활발해진 캠퍼스 분위기와 달리, 학내 동아리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아리들이 참여할 수 있는 학내 행사가 올해 재개될지는 미지수이고, 신입 부원 모집을 위한 동아리 홍보 활동에도 여전히 제한이 있다. 무엇보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규정은 동아리 활동과 내부 친목 모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강의실, 도서관 등 학교 시설 이용 통제가 다소 완화된 상황이다. 하지만 학내 동아리들이 활동하는 학생회관의 이용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학생회관 내 동아리방은 이용 시간이 3시간으로 제한돼 있고, 일주일에 동아리방에 모일 수 있는 횟수도 제한돼 있다. 더불어 동아리 활동 자체가 방역 수칙상 사적 모임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5인 이상의 부원이 동아리방에 모여 활동하는 것이 금지된다.

조선대 총동아리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의 코로나19 예산이 증편되면서 반대급부로 동아리 예산도 대폭 삭감됐다. 그러나 동아리들이 모여 있는 학생회관에는 다른 학교 시설과 달리 열화상 카메라 같은 방역 설비도 설치되지 않았고, 출입구 방역 관리 업무도 총동아리연합회나 일부 동아리 인원들이 자발적으로 맡아 운영하고 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어느덧 각 학내 동아리에도 신입생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신입 부원 모집이 시작됐지만, 학내 동아리들은 부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입 부원과 기존 부원의 소통 기회 부족이 무엇보다 심각하다. 사적 모임으로 분류되는 동아리 활동 특성상 4인 이하로 인원이 제한되다 보니 신입 부원들과 기존 부원들이 한 동아리방에서 함께 활동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동아리 외적으로 신입 부원과 기존 부원이 소통하는 자리인 친목 모임은 아예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소통 부족은 동아리 분위기 침체를 가져오는 것을 넘어 동아리들을 존립 위기 상황으로까지 몰아넣고 있다. 본래 동아리들은 이 시점에 2학년 부원들이 동아리 운영을 주도하게 되고, 상위 학년 부원들은 후배 부원들에게 동아리 운영을 인수인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작년에 동아리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2학년 부원들이 동아리에 익숙해지지 못해 사실상 상위 학년 부원들이 계속 동아리를 이끌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동아리들은 내부적으로 동아리 운영 중단을 결정하는 사례도 있다. 조선대 총동아리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동아리 해체를 결정한 사례가 전년도보다 증가했으며, 올해도 일부 동아리가 해체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모든 동아리의 상황이 이렇게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밴드·합주 활동을 하는 문예 분과의 동아리들은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는 외부 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체육 및 무술 등 신체 활동을 중점으로 하는 수련 분과에선 학생회관 내부에 활동실을 조성해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활동 촉진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봉사 분과 동아리들은 길고양이 보호 같은 소규모 봉사 활동을 수행하거나 청각장애인 대상 자막 제작과 같은 비대면 봉사 활동을 신설했다.

이런 일부 동아리들의 자체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학내 동아리들은 동아리 활동을 변화시키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이런 동아리들은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으로 학생 회관 이용 제한이 완화되거나 동아리 활동이 사적 모임으로 분류되는 방역 방침이 개정되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생 자치활동의 꽃이자 대학 생활의 묘미라 불리는 동아리 활동, 학내 동아리들은 이런 어려운 현실 속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불러오는 불확실한 미래와 마주하고 있다. 어쩌면 동아리 문화가 코로나19 이전 대학에 존재했던 한 시대의 유물로 남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