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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사기’ 광주 지산동 주택조합 2차 피해 우려
은행측, 조합에 160억원 브릿지 대출 상환 연장 불가 통보
조합원 1인당 1억3000만~1억8000만원 추가분담금 불가피
사기 피해자-조합측 보상률 간극도 커 사업 추진 ‘첩첩산중’
2020년 10월 27일(화) 20:30
지난 6월 열린 지산주택조합 피해자 총회. <광주일보 DB>
광주 지산동 지역주택조합 조합원들도 사기 분양의 피해를 떠안게 될 처지에 놓였다. 사업의 조속한 진행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아파트 건설 사업을 위해서는 조합측이 제 2 금융권에서 대출받은 돈을 상환하는 데 필요한 돈을 마련해야 하는데다, 피해자들의 손해액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조합원 자격을 주겠다는 말에 속아 81억원을 빼앗긴 사기 분양 피해자들에 이어 조합원들도 1인당 1억원이 넘는 비용을 책임져야할 것이라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27일 지산주택조합 등에 따르면 조합측은 이날 저축은행으로부터 ‘브릿지 대출’ 상환 기한을 연장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대출금은 조합측이 토지 매입,조합 및 업무대행사 운영 등에 사용하기 위해 조합원 신용을 담보로 ‘브릿지 대출’ 형태로 제 2 금융권에서 빌린 것이다. 브릿지대출은 단기차입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일시적으로 조달하는 ‘임시방편 자금대출’로, 대출기간이 짧고 금액이 크기 때문에 이자(평균 8% 가량)가 비싸다.

조합측은 사실상 대출금을 상환 기일까지 갚을 여력이 없는 상태다. 애초 조합은 조합원들이 은행에서 대출받아 납부한 중도금으로 ‘브릿지 대출금’을 갚아나가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분양 사기 사건으로 은행측이 조합원들에 대한 중도금 대출을 중단하면서 자금 상환에 차질을 빚고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이 5년마다 진행되는 저축은행 감사를 통해 지산주택조합의 분양사기 발생 사실을 지적하면서 주택은행측의 대출 상환기일 연장이 불가능해졌다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이대로라면 조합의 향후 사업 추진도 불투명하고 조합 운영이 제대로 이뤄질 지도 미지수다.

결국 아파트 건설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려면 조합원들이 상환해야할 대출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는 게 조합측 설명이지만 이미 조합에 대한 신뢰성을 잃어버린 조합원들이 선뜻 거액을 내놓을 지 회의적이다.

부담해야할 금액도 수억원에 이른다.

조합원들은 애초 3.3㎡당 800만원 수준으로 조합원 분양가를 책정, 84㎡(34평형)기준 아파트를 2억 7000만원에 확보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분양 사기 사건으로 1인당 1억 3000~1억8000만원을 추가로 내야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게 조합측 설명으로, 3.3㎡당 1250만원 수준(84㎡ 기준 4억 2000만원)이라 일반분양가와 별 차이가 없다.

조합 대행사측은 현재 시공사인 한양건설 대신, 한국건설로 시공사를 바꾸고 대상지 인근의 교통·환경 등을 강조하면 충분히 성공적으로 분양·건설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조합 대행사측은 또 기존 413명의 조합원 중 340명만 조합원 자격을 갖춘 것으로 확인돼 70여명의 조합원 추가 모집이 가능한데, 이들을 통해 분담금 등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하지만 대출금 상환, 분양사기 피해자 합의금 마련, 손해배상, 새로운 시공사 선정 등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아 사업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 시각이다.

특히 분양사기 피해자들이 원하는 피해 보상 규모가 70%로 조합측 의견과 차이가 커 합의가 이뤄질 지도 의문이다.

대행사 관계자는 “조합의 사용자 책임이 있는 점 등을 들어 판례상 최대 30%까지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분양사기 피해자들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은행권의 중도금 대출에도 어려움이 커 합의를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