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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에 길이 있다
2020년 10월 23일(금) 00:00
임 형 준 순천 빛보라교회 담임목사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었으나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해 지구촌이 신음하고 있다. 이 문제는 어느 국가나 개인에 한정된 문제가 아닌 지구촌 모든 나라와 개인이 함께 코로나와 싸우고 있고 함께 걱정하고 있다. 사람들은 작디작은 바이러스에 모두 다 취약하다는 공통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제는 혼자만 잘 먹고 잘 살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코로나는 보여줬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는 지구촌을 하나로 묶었다. 다른 나라와 타인에 대한 관심과 마음이 하나 되었다는 것이다. 사랑해서가 아니라 남의 상황이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는 그동안 정신없이 산업화와 경제 성장을 위해 브레이크 없이 달렸던 지구인들에게 역설적으로 잠시 쉴 여유를 제공했다. 코로나 덕분에 지구 온난화가 잠시 멈춰 북극의 얼음 녹는 속도가 좀 줄었다고 한다. 마음껏 즐기고 쓰고 누리던 일상의 자유가 통제되고 박탈당하자 배출 가스가 줄어들고 신음하던 자연 환경이 서서히 회복되어 간다.

코로나 확산이 시작되던 4월 초부터 필자는 학교 뒷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건강 관리를 위한 운동 차원이 아닌 코로나 문제의 해결이 숲 속에 있다는 나름의 인식과 확신 때문이었다.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를 끌어내려 자르고 산속에 버려져 깨어진 병과 비닐 등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버려진 땅을 개간하여 다랑이 텃밭을 만들고 채소를 심기 시작했다. 숲 입구에 금계와 은계, 잉꼬와 다람쥐를 구입해 키우기 시작하면서 먼저 자연과 그 속에 공존하는 동식물들을 알고 싶었다. 코로나를 통하여 필자의 삶이 바뀌었고 무관심의 대상이었던 자연을 연구하며 보살피고 대화하고 기도한다. 최근에는 산야에 흩어져 있는 들풀과 꽃, 약초들에 대해 공부하고, 농업 대국을 이룬 북유럽 국가와 이스라엘 관련 서적도 읽어 본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요, 누가 알아주어서도 아니다.

사막 농업으로 기적을 이룬 이스라엘의 이야기는 꽤나 흥미롭다. 이스라엘 국토의 넓이는 경기도와 강원도를 합한 정도에 불과하다. 거기에다 국토의 절반 이상이 연 강우량 200㎜ 이하인 땅이다. 농사 짓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여건이다. 그럼에도 농업을 일으키는 데 성공하여, 식량을 자급하고서도 연 수출이 100억 달러를 넘고 있다. 이스라엘 민족은 나라 없이 2000년을 떠돌았던 민족이다. 그들은 세계 각처에서 나라 잃은 처지가 되어 살면서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 땅에 국가를 세우는 운동을 펼쳤다.

이스라엘이 불모지 사막에서 일어나 오늘날 국력을 기를 수 있었던 것은 초대 대통령 하임 바이츠만과 초대 수상 벤구리온의 안목과 지도력이 기초가 되었기 때문이다. 영국 맨체스터대학에서 화학을 가르치던 유대인 하임 바이츠만 교수로부터 이스라엘 국가 건설의 길이 열리게 되었다. 하임 바이츠만 교수는 2000여 년 전 삶의 터전을 빼앗긴 유대 민족이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다시 돌아가 자신들의 나라를 세워야 한다는 신념을 지닌 인물이었다. 1910년 바이츠만 박사는 설탕에서 인조 고무를 얻는 연구를 하다가 우연히 설탕을 아세톤으로 바꾸어 주는 박테리아를 발견하게 되었다. 1차 세계대전 중 폭탄 제조의 원재료인 아세톤이 부족하여 애를 태우던 영국은 바이츠만 박사의 발명으로 국가적인 고민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그의 발명은 1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이 승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고. 이런 과정을 거쳐 마침내 1948년 5월 14일에 이스라엘이 건국하게 되었다. 바이츠만 박사는 그간의 공로가 인정되어 이스라엘의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문제 속에 답이 있다. 사막에 농로를 열고 황무지에 시냇물을 흐르게 하여 사막 농업의 기적을 만든 이스라엘 농업 수출 대국 스토리는 코로나 문제 속에 빠져 신음하는 우리들에게 도전 의식을 되새겨 준다. 작금의 난국을 풀어가는 지름길은 인간과 자연의 회복이다. 창조 질서를 회복하는 방법은 자연 안에 있고 오늘도 숲 속에서 그 길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