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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한 미호·‘개냥이’ 오구 그리며 힐링합니다
<17>반려묘 미호와 오구, 웹툰 주인공 되다
소설가 김동하의 ‘요가 고양이’…그림은 동생 김릿 작가
10살·3살 고양이와 김동하 부부의 가족으로 사는 이야기
2020년 08월 28일(금) 00:00
웹툰 요가고양이11-까망이 너의 이름은(1)
"나는 종종 미호의 호박색 눈에 우주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비칠 때도 있다. 편안하게 올라간 입가와 눈웃음. 내게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한 표정을 미호 앞에서는 짓게 된다. … 세상을 알아갈수록 문제부터 찾던 나에게 미호가 보낸 첫 번째 메시지였다. 뚜뚜뚜- 뚜뚜뚜- " (웹툰 '요가고양이-미호효과' 중에서)

SNS를 통해 즐겨보는 웹툰이 있다.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를 통해 반려묘 미호와 오구의 일상을 재미있게 표현한 ‘요가 고양이’다. 소설가 김동하씨와 그림작가 김릿이 함께 엮어가는 ‘요가 고양이’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인스타그램(@yogacat_mew)에 비정기적으로 업데이트 되고 있다.

“‘요가 고양이’에 등장하는 미호와 오구는 한국저작권협회에 저작권 등록까지 된 유일무이한 고양이 캐릭터에요. 미호는 하얗고 풍성한 꼬리가 매력 포인트인데, 마침 즐겨보던 드라마(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 등장하는 여배우의 꼬리랑 똑같아서 ‘미호’라는 이름을 붙여줬어요.”

미호
미호와 오구는 김동하 작가의 반려묘다. 열 살인 미호는 페르시안 친칠라 종, 세 살 오구는 노르웨이숲 믹스로 추정된다. 지인이 보내온 미호는 새끼 때부터 10년간 함께해오고 있으며, 오구는 결혼 후 아내의 요청으로 데려온 아이다.

“사실 아내가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있었어요. 저와 결혼 후 마지못해(?) 미호와 함께 지내면서도 고양이가 가까이 오는 걸 거부해왔는데, 결국엔 빠져버린 거죠. 본인도 반려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해서 분양처를 알아봤어요. 오구는 우리 가족이 되기 전부터 얼굴도 보지 못한 엄마(아내)에게서 ‘오구’라는 이름을 선물 받았답니다.”

김씨의 표현에 따르면 미호는 도도하고 의사표현이 강한 아이다. 예를 들어, 만져달라고 해서 만져주면 금방 짜증을 내고 사라진다거나, 옆에 올 때도 일단은 거리를 두고 근처에 앉아있다가 불러주기를 기다리는 식이다. 밥을 달라거나 뭔가 불만이 있을 때 단호한 목소리로 울면서 바라는 바를 이뤄내기도 한다.

반면, 오구는 ‘눈치가 없는’ 아이다. 어쩌다 한번 미호가 아빠에게 올 때면 그 사이를 파고들어 방해한다거나, 아빠 다리 위에 누워있는 미호 언니를 깔고 올라와 앉는 황당한 행동을 자주한다. 하지만 누가 봐도 막내같은 귀여운 아이라 모두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금은 ‘개냥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람을 좋아하고 애교가 많은 오구는 사실 소심했던 아이다.

웹툰 '요가고양이' 일부.
“데려오기 전부터 겁이 많았다고 들었어요. 생후 6개월 즈음 데리러 갔는데 같이 태어난 다른 아기 고양이들과 달리 어딘가에 숨어서 보이지도 않았거든요. 집에 와서도 3개월을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숨어만 있었던 아이가 바로 오구였어요.”

성격이 다른 미호와 오구의 동거는 예상했던 대로 쉽진 않았다. 2마리 이상의 반려묘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으레 거쳐야 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둘의 합사 이야기는 웹툰 ‘요가 고양이’ 11편 ‘까망이 너의 이름은’에도 소개했다. 오구를 데리고 온 첫 날 미호의 반응이라던지 입양 1주차, 2주차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오구가 3주차에 미호 앞에 조심스레 등장하는 모습 등을 그림과 글로 표현했다.

10년간 지내온 미호에 관한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미호의 개인기는 ‘성대모사’다. 결혼 전 창문이 넓은 집에서 살았던 적이 있는데 동네에 새들이 많았다. 미호가 있는 줄 모르고 창가에 앉은 새 한 마리가 짹짹거렸는데 그 모습을 보고 미호가 따라하기 시작했다. 예쁜 새소리라기 보다는 “까마귀가 우는 것처럼 들렸다”는 게 김 작가의 설명이다.

미호는 크게 아팠던 적은 없지만 잃어버린 적은 있었다. 환기를 위해 문을 열어뒀는데 그 사이 ‘가출’을 감행했다. 털 때문에 몸집이 커 보였던 건데 순간 착각을 하고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고 열어둔 틈 사이로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며 나가버린 것이다. 아찔했다. 멀리 가진 못하고 방범문 뒤에 숨어있던 미호를 동네분이 알려줘서 찾아왔던 이야기도 웹툰에 담겨있다.

'개냥이' 오구
오구의 특기는 축구 흉내내기다. 축구를 좋아하는 김 작가가 평소 프리미어리그를 자주 시청하는데 오구 녀석이 자꾸 화면을 가린단다. TV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공을 따라다니며 시야를 방해하는 녀석이 밉지만은 않다.

미호와 오구
김 작가는 미호, 오구와 지내면서 생기는 여러 에피소드를 웹툰에 담아내려고 노력한다. 김 작가의 시놉시스가 나오면 김릿 그림작가가 그림을 더해 완성시킨다. 남매 사이인 덕에 콘티를 짜거나 소통에 어려움은 없지만 두 작가 모두 웹툰에만 몰입할 수 없다보니 정기적으로 게재하기는 현실적인 걸림돌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인터넷 포털에 연재를 시작했다가 지금은 개인 SNS에 자유게재 형식으로 변경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김릿 작가는 최근 인터넷 포털에 미호와 오구가 등장하는 모바일 배경화면(그라폴리오)을 시작했다. 김동하 작가는 오구와 미호, 애묘인 이야기를 담은 그래픽 에세이를 작업할 계획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요가 고양이’는 중의적인 의미에요. 고양이가 요가를 하는 듯한 포즈를 잘 취하기도 하는데다, 요가를 하면 힐링과 치유를 받는 느낌인데 미호와 오구가 저희에게는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지요. 앞으로도 미호와 오구 많이 사랑해주고 응원해 주세요.”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