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의 변화와 지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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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은행의 변화와 지역경제
2017년 04월 19일(수) 00:00
최 재 호 경제부장
오는 5월은 우리에게 특별한 달로 기억될 것이다. 19대 대통령 선거(5월 9일)가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극도로 분열된 국민의 갈등과 상처를 감싸고 조화 시킬 수 있는 포용력 있는 리더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한 자질을 갖춘 후보를 19대 대통령으로 뽑는 것, 이는 우리 국민에게 주어진 묵직한 사명이다.

지도자의 중요성은 비단 정치권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업의 총수나 최고경영자처럼 최종 의사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도 모두 마찬가지다. 무능한 경영자는 회사의 발전을 저해하고 경쟁에서 낙오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극심한 산업 환경의 변화로 기업의 불확실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리더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업의 총수나 최고경영자에게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혁신 및 전략적 사고가 필수 요소로 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김 한(63) 광주은행장의 행보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14년 말 광주은행장에 부임한 그는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전략적 사고 등을 통해 광주은행을 탈바꿈시키고 있다.

김 행장은 정보기술 기반의 디지털금융이라는 환경 변화 속에서 제한적인 고객군과 전통적 영업 방식을 고집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 변화와 혁신을 꾀했다. 우선 은행권 최초로 텔러-일반직 직군 구분을 없앴다. 일반직과 텔러로 직군을 구분해 뽑던 채용 제도를 정규직 7급 동일 직군으로 채용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또한 특진 제도를 통해 조직에 탄력을 부여했다. 정규직 7급 신입사원이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하는 데에는 통상 6년이 걸렸지만 고성과자에 대해 3년으로 단축시켰다. 5급에서 4급 승진도 9∼10년 걸리던 것을 고성과자는 4∼5년이면 승진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열심히 일해 성과를 내면 확실하게 보상을 해 주겠다는 메시지로 구성원들에게 확실한 동기를 부여했다.

이와 함께 김 행장은 지역은행의 한계를 벗어나는 역발상과 혁신적인 도전을 통해 성과를 창출했다. 지역은행인 광주은행이 서울·인천 등에 소형 전략점포를 확대함으로써 수도권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것이다. “밖에서 벌어 지역민을 위해 쓰겠다”는 전략의 실현이었다. 지난해까지 30번째 점포를 수도권 지역에 개점했으며 수도권의 풍부한 유동자금을 지역의 중소기업과 서민들에게 공급해 숨통을 트게 해 주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에 따라 2016년도 연간 당기순이익이 2015년 대비 78.7% 증가한 1034억 원을 기록했고, 총자산 27조 원(전년 대비 20.5% 증가), 영업이익 1309억 원(전년 대비 81.3% 증가)으로 자산이 크게 성장했다.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 고정이하 여신비율 0.66%, 연체비율 0.59%로 전년 대비 각각 0.22%p씩 개선돼 큰 폭의 성장에도 은행권 최고 수준의 자산 건전성을 확보했다. 직원들의 노고에 김 행장은 1500여 명 직원의 미국 연수로 화답하기도 했다. 2019년 또는 2020년까지 5박7일 일정으로 ‘선진 금융문화 체험 연수’를 실시하고 있는데 전 직원 해외 연수는 금융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김 행장은 광주은행의 이익 추구뿐 아니라 지역민을 위한 지역은행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단기적인 금전 기부보다는 지역의 소외 계층과 취약 계층의 자립 지원을 위한 교육과 후원을 통한 차별화되고,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 활동 등이 그것이다. 이와 함께 김 행장은 최근 예향 광주를 위해 한국화의 미래지향적 비전과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작가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광주화루(畵壘)공모전’도 개최했다.

사실 김 행장이 점령군(?)이라는 표현까지 들어가며 처음 취임했을 때 그의 지역에 대한 애향심(愛鄕心)을 기대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김 행장은 “지역이 발전하고 커져야 광주은행도 같이 발전한다”는 철학이 확고했다. 김 행장은 지난해 광주은행 본점 20층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광주은행 20층에서 내려다보는 무등산 차경(借景)은 큰 즐거움이긴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광주은행 본사 건물 주변에 더 높은 건물이 들어서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만큼 지역경제 발전이 더디다는 것을 주변에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지 않는다는 말로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김 행장은 최근 지역발전 과제를 대선공약으로 채택해 달라고 대선 후보들에게 건의해 주목을 받은 광주·전남 경제단체의 기자회견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지역경제에 대한 고민을 보여 주기도 했다. 새롭게 선출될 19대 대통령과 함께 광주·전남에 새로운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불어와 무등산 풍광(風光)을 가릴지언정 광주 시내에 고층 건물들이 속속 들어설 날을 기대해 본다.

/ lio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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