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현의 문화카페] ‘두레라움’ vs 문화전당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자는 부산 영화의전당(이하 영화의전당)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었다. 지난 2011년 10월 14일, ‘영화의전당’이 폭우로 인해 천장에서 1층 바닥으로 물이 떨어지는 광경을 TV 뉴스에서 생생하게 목격하면서부터다. 하필이면 부산국제영화제 페막당일에…. 비록 남의 동네(?) 일이었지만 국제적 망신을 산 것 같아 마음이 찜찜했었다.
그래서일까. 영화의전당 하면 가장 먼저 ‘그때일’이 떠오르곤 했다. 그날 이후 영화의전당을 끼고 있는 해운대를 몇 차례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선뜻 건물 안으로 들어갈 생각을 못했다. 이유는 단 하나, 즐길거리가 없을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었다. 영화제 전용관인 만큼 매년 10월 행사기간에만 볼거리가 풍성할 거라고 짐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최근 취재차 둘러본 영화의전당은 기록적인 폭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인파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영화제 기간이 아니면 한산할 것이라는 내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 어디선가 아름다운 음악선율이 방문객의 발길을 끌어당겼다 진원지는 야외극장의 ‘두레라움 토요콘서트’. ‘두레라움’은 ‘다함께 즐긴다’는 뜻의 영화의전당 애칭. 4000석의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지역 출신의 성악 앙상블 ‘보컬스’의 환상적인 하모니를 즐기며 시원한 ‘한여름의 밤’을 보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매주 수요일 밤 8시에는 야외극장의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빨간 머리앤’ ‘심야식당’ ‘그렇게 아버지가 되다’ ‘헝거게임’ 등 연령과 계층에 맞춘 가족영화, 음식영화, 꽃 황혼, 판타지 액션 등이 1년 내내 상영된다. 영화의전당 메인 상영관인 중극장(413석)에서는 최근 개봉작인 ‘부산행’ ‘덕혜옹주’ ‘국가대표 2’가, 소극장(212석)에서는 ‘이레셔널 맨’ ‘나의 딸’ ‘비거 스플래쉬’ ‘마일스’ 등의 예술영화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뭐니뭐니해도 영화의전당의 강점은 10여 명으로 구성된 시네마테크팀의 기획력이다.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예술영화와 고전영화들을 시네마테크팀이 해외를 돌며 직접 선별해 들여오기 때문이다. 관객입장에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영화를 골라 보는 ‘작은 영화제’를 연중 즐기는 셈이다. 여기에 영화의 저변을 넓히는 다양한 아카데미를 진행한 덕분에 작년 한해 80만 명이 다녀가는 성과를 거뒀다.
오는 9월이면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이하 문화전당)이 부분개관한 지 1주년이 된다. 아직 개관 초기라고는 하나, 브런치 콘서트(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나 특별 이벤트가 아니면 썰렁함, 그 자체다. 사람 구경하기 힘든 문화전당을 보고 있으면 민망하다 못해 참담하기까지 하다. 물론 대중적인 장르인 영화와 관객 층이 넓지 않은 동시대 현대예술(문화전당)콘텐츠를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1년 365일 불 꺼지지 않는 영화의전당을 보면 상대적인 허탈감에 빠진다. 혹여 정부의 무관심이나 예산 부족을 탓하며 문화전당이 무기력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제발 이런 기자의 생각이 오해이기를….
〈편집부국장·문화선임기자〉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최근 취재차 둘러본 영화의전당은 기록적인 폭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인파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영화제 기간이 아니면 한산할 것이라는 내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뿐만이 아니었다. 매주 수요일 밤 8시에는 야외극장의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빨간 머리앤’ ‘심야식당’ ‘그렇게 아버지가 되다’ ‘헝거게임’ 등 연령과 계층에 맞춘 가족영화, 음식영화, 꽃 황혼, 판타지 액션 등이 1년 내내 상영된다. 영화의전당 메인 상영관인 중극장(413석)에서는 최근 개봉작인 ‘부산행’ ‘덕혜옹주’ ‘국가대표 2’가, 소극장(212석)에서는 ‘이레셔널 맨’ ‘나의 딸’ ‘비거 스플래쉬’ ‘마일스’ 등의 예술영화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뭐니뭐니해도 영화의전당의 강점은 10여 명으로 구성된 시네마테크팀의 기획력이다.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예술영화와 고전영화들을 시네마테크팀이 해외를 돌며 직접 선별해 들여오기 때문이다. 관객입장에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영화를 골라 보는 ‘작은 영화제’를 연중 즐기는 셈이다. 여기에 영화의 저변을 넓히는 다양한 아카데미를 진행한 덕분에 작년 한해 80만 명이 다녀가는 성과를 거뒀다.
오는 9월이면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이하 문화전당)이 부분개관한 지 1주년이 된다. 아직 개관 초기라고는 하나, 브런치 콘서트(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나 특별 이벤트가 아니면 썰렁함, 그 자체다. 사람 구경하기 힘든 문화전당을 보고 있으면 민망하다 못해 참담하기까지 하다. 물론 대중적인 장르인 영화와 관객 층이 넓지 않은 동시대 현대예술(문화전당)콘텐츠를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1년 365일 불 꺼지지 않는 영화의전당을 보면 상대적인 허탈감에 빠진다. 혹여 정부의 무관심이나 예산 부족을 탓하며 문화전당이 무기력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제발 이런 기자의 생각이 오해이기를….
〈편집부국장·문화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