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향, 능력을 보여줘!
불과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경기도 부천시는 ‘회색도시’였다. 1973년 시 승격 이후 인구와 공장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교통난과 대기오염이 극심했기 때문이다. 내세울 만한 관광명소는 고사하고 시민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줄 ‘문화’도 거의 없었다.
그로부터 40여 년이 흐른 지금, ‘기적’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 수도권의 작은 공업 도시였던 부천은 이제 서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문화도시로 변신중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부천시립교향악단(부천필)이 있다. 부천필은 부천시를 상징하는 문화브랜드이자 KBS·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 국내 ‘빅3’ 오케스트라로 자리잡았다. 톱스타들의 전유물처럼 여겼던 팬클럽 ‘부사모(’부천필을 사랑하는 모임)’까지 거느릴 정도다.
사실 1988년 부천필이 창설될 때만 해도 지역의 여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50만 명의 작은 도시에 무슨 오케스트라냐”는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부천시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이듬해 당시 임헌정 서울대 음대 교수를 삼고초려끝에 지휘자로 영입하고 엄격한 오디션 과정을 거쳐 선발된 단원들에게는 그에 합당한 처우를 아끼지 않았다. 올 초 포디엄(지휘대)을 떠날 때까지 임 지휘자는 20여 년 동안 부천필을 ‘색깔 있는’ 오케스트라로 이끌었다. 국내 최초의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1999∼2003년)는 음악계를 놀라게 한 일대 ‘사건’이었다.
무엇보다 부천필이 전국구 스타가 된 데에는 ‘교향악 축제’를 빼놓을 수 없다. 매년 이맘때쯤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교향악축제는 전국의 교향악단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뜻깊은 무대다. 특히 지방교향악단들에게는 수도권 관객들 앞에서 기량을 뽐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만약 관객들과 ‘통’할 경우 부천필 처럼 ‘전국구 스타’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봄 광주 문화계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근 7년 동안 교향악축제와 ‘담을 쌓았던’ 광주시립교향악단(지휘자 이현세)이 8∼14일 열리는 2014 교향악 축제의 라인업에 ‘드디어’ 이름을 올린 것이다. 서울시향, 부천필 등 18개 교향악단이 참가하는 이번 축제에 광주시향은 베르디의 오페라 ‘루이자 밀러’ 서곡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이번 광주시향의 ‘서울 나들이’가 반가운 건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지역의 음악수준을 보여줄 수 있어서다. 지난 2007년부터 이런 저런 이유로 축제에 참가하지 않은 탓에 광주시향의 존재를 알릴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도시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는 지역의 문화적 품격을 과시하는 척도가 됐다. 모쪼록 문화수도의 위상에 걸맞은, 광주시향의 멋진 공연을 기대한다.
〈편집부국장 겸 문화선임기자〉
그로부터 40여 년이 흐른 지금, ‘기적’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 수도권의 작은 공업 도시였던 부천은 이제 서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문화도시로 변신중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부천시립교향악단(부천필)이 있다. 부천필은 부천시를 상징하는 문화브랜드이자 KBS·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 국내 ‘빅3’ 오케스트라로 자리잡았다. 톱스타들의 전유물처럼 여겼던 팬클럽 ‘부사모(’부천필을 사랑하는 모임)’까지 거느릴 정도다.
올 봄 광주 문화계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근 7년 동안 교향악축제와 ‘담을 쌓았던’ 광주시립교향악단(지휘자 이현세)이 8∼14일 열리는 2014 교향악 축제의 라인업에 ‘드디어’ 이름을 올린 것이다. 서울시향, 부천필 등 18개 교향악단이 참가하는 이번 축제에 광주시향은 베르디의 오페라 ‘루이자 밀러’ 서곡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이번 광주시향의 ‘서울 나들이’가 반가운 건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지역의 음악수준을 보여줄 수 있어서다. 지난 2007년부터 이런 저런 이유로 축제에 참가하지 않은 탓에 광주시향의 존재를 알릴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도시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는 지역의 문화적 품격을 과시하는 척도가 됐다. 모쪼록 문화수도의 위상에 걸맞은, 광주시향의 멋진 공연을 기대한다.
〈편집부국장 겸 문화선임기자〉